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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朴대통령, 모두 내려놓고 국민과 역사 앞에 서야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대한 결단의 순간이 도래했다. 이제 더는 장고해야 할 시간도, 뒤로 물러설 공간도 없다. 한 발짝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지난 12일 서울 도심에는 국민 100만 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26만 명)이 쏟아져나와 촛불을 들었다. 1987년 6월 국민항쟁 이후 최대인파였다. 남녀노소, 계층, 지역, 이념을 넘어선 거대한 국민의 함성이었다. 전국 주요 도시는 물론 해외에서도 촛불은 교포들의 손에 타올랐다. 이들의 외침은 하나로 귀결됐다. 박 대통령의 퇴진이었다. 박 대통령에 대한 5%의 지지율이 주권자인 국민의 행동으로 고스란히 체현된 것이다. 이 준엄하고 도도한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분노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국민은 최순실 사건으로 검찰 조사와 특검을 받아야 하는 박 대통령에게 국정을 이끌거나 나라를 대표할 품격과 자격이 없다고 본다. 지난달 24일 방송 보도로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상이 드러난 이후 20일간 박 대통령의 대응은 민심의 기대치를 한참 벗어났다. 두 차례 있었던 사과는 국민의 실망과 분노만 키웠다. 국회와 상의 없는 일방적인 총리 후보자 지명은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했다. 지난 8일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에게 '국회 추천 총리에게 국정을 통할하도록 하겠다'고 하면서 총리의 권한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지만,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이 부분에 대해 직접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국민은 리더십을 상실한 박 대통령이 국정 주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고 봤다.

상황은 더욱 엄중해졌다. 아직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박 대통령이 버틸 수 있는 빌미가 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어떤 상황에서도 헌법적 가치가 훼손되어선 안 되겠지만 대통령이 헌법 뒤에 숨어 '내치는 총리, 외치는 대통령' 운운할 때가 이미 지났다는 견해가 분출한다. 촛불 민심을 확인한 야권은 박 대통령의 퇴진 또는 탄핵을 외치고 있다. 국회가 추천한 총리에게 권한 이양은 물론 민심이 요구하는 하야와 조기대선 등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원점에서 검토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야 할 때라고 본다. 그렇지 않고 시간을 끌 경우 민심이 어떤 형태로 폭발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과 국가, 역사와 대면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통령이 직접 거취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선출 권력이자 헌법기관인 국회의 책임이 막중해졌다. 여야는 이번 집회를 통해 나타난 노한 민심과 변화에 대한 희구를 읽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정치로 녹여낼지를 고민해야 한다. 급한 것은 시국 수습과 국정 정상화다. 박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국가를 이끌 거국중립내각은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어떻게 헌정 질서를 지키면서 박 대통령의 권한을 받아 국정을 이끌어갈지 중지를 모아야 한다. 촛불 민심을 아전인수식으로 받아들여 당리당략에 이용하려 한다면 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은 대통령을 불신하지만 여야 정치권도 믿지 못한다. 신뢰를 얻으려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민심이 떠난 새누리당은 당을 해체해 완전히 새로 만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내년 대선을 남의 잔치로 구경만 해야 할지도 모른다. 야당은 촛불에 편승해 시간만 보내면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올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수권 정당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3 17: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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