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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엔 한계가 있다…'성장을 넘어서'

송고시간2016-11-14 08:15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주류 경제학은 경제 문제가 자원의 희소성에서 비롯된다고 가정한다.

한정된 자원으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생산하고 효용을 극대화할 것인가를 경제학의 기본 화두로 삼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주류 경제학은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가는 과정에서 이 자원의 희소성 문제를 잊고는 최적의 생산·분배·소비의 조건을 찾는다면 성장은 무한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희소한 자원이 언젠가 다 소모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의미다.

허먼 데일리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저서 '성장을 넘어서'에서 문제 삼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경제는 무한히 성장할 수가 없다. 경제 활동이 바로 이 지구라는 생태계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이 생태계는 유한하고 성장하지 않으며 물질적으로 닫혀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규모가 커지다 보면 어느 순간 생태적 수용력, 즉 자연이 고갈되지 않고 자원을 공급해주고 폐기물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하는 시기가 도래한다.

주류 경제학도 환경오염을 비롯한 일부 생태 문제를 '외부 효과', '외부성'으로 다루기는 한다.

저자는 이 생태·환경 문제를 경제의 외부성으로 치부하지 말고 경제의 핵심 문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생태주의적 시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셈이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경제학을 새롭게 정립한 것이 저자가 말하는 생태 경제학이다.

우선 저자는 경제가 전체 생태계의 하위 체계이고 그러하기에 규모의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

선박이 해수면에 잠겨야 할 적정 수위인 만재 흘수선을 초과해 짐을 실으면 전복되듯, 생태계가 인간의 경제 활동에 따른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적정 지점이 있다.

저자는 이 지점을 '정상 상태 경제'(steady-state economy)라고 지칭한다.

정상 상태 경제에 도달하면 성장보다는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경제 활동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정상 상태 경제, 혹은 생태적 수용력의 한계까지 도달한 시점을 어떻게 산출할 수 있을까.

저자는 편익과 비용이라는 주류 경제학의 용어를 새롭게 정의해 이를 설명한다.

예컨대 나무로 탁자를 만들면 그 식탁이 제공해주는 서비스(편익)를 얻게 된다.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없애주고 야생 생물의 서식처가 되고 지반의 침식을 방지해주는 등 나무가 제공해주던 생태계 서비스(비용)는 없어진다.

이 자연을 이용해서 얻는 경제적 이득의 한계편익과 자연 이용으로 희생되는 생태계 서비스의 한계비용이 같아지는 지점이 생태 경제학적으로 적정 규모가 된다.

저자는 아울러 생태 경제학적 입장에서 기존 개념의 수정을 요구한다.

그가 제시한 소득개념인 '지속 가능한 사회적 국민 순생산'(SSNNP)이 한 사례다. SSNNP는 국민순생산에서 방어적 비용과 자연 자본의 감가상각을 뺀 값이다.

방어적 비용이란 경제 성장으로 인한 환경 파괴, 자원의 과잉 착취, 도시화에 의한 삶의 질 악화 등을 의미하고, 자연 자본의 감가상각은 기존 자본재의 감가상각을 자연에 적용한 개념이다.

소득개념을 이런 식으로 재정의한 것은 인간의 생산·소비활동이 야기할 수 있는 원치 않은 부작용과 자연 자원의 고갈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주자는 취지다.

저자는 저서 곳곳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언급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growth)이 아닌 '발전'(development)을 말이다. 이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말이 궁극적으로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한 핵심 개념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용어를 지속 가능한 발전과 동의어로 사용함으로써 많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성장 없이 발전만 해야 한다. 규모의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경제의 규모가 생물권의 수용력 범위를 넘어서 성장하지 않고 발전하는 것이다."

경제 성장엔 한계가 있다…'성장을 넘어서' - 1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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