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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산업가스 매각작업 난항…예비입찰 일정도 못 잡아

송고시간2016-11-14 06:23

대성산업가스 기업이미지(CI)[홈페이지 캡처]
대성산업가스 기업이미지(CI)[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골드만삭스 컨소시엄과 대성합동지주[005620]가 추진 중인 대성산업가스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0일 글로벌 산업가스 업체와 SK 등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 사모투자펀드(PEF)를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FI) 등 20개 안팎의 인수 후보군에 매각안내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는 후보들이 없어 아직 예비입찰 일정도 잡지 못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비입찰 일정은 보통 매각안내서에 명시하거나 발송 후 2∼3주 안에 통보하는 게 보통"이라며 "3주가 넘도록 날짜를 못 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 글로벌 SI, 독과점 논란이 걸림돌

매각안내서를 받은 SI 가운데 글로벌 가스업체들은 국내 산업용 가스업계의 독과점 논란 가능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사의 최근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내 산업가스 시장의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29.2%로 가장 높고 대성가스산업(26.9%), 프렉스에어(17.3%), 에어리퀴드코리아(14.8%), 린데코리아(11.8%) 순이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결합 이후 당사를 포함해 상위 3사의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이고, 결합당사자가 1위 회사이며 2위 사업자와의 차이가 결합당사자 점유율 합계의 25% 이상이면 경쟁 제한성의 추정요건에 해당한다.

골드만삭스가 매각 대상인 대성가스산업을 제외한 4개 글로벌 업체의 한국법인에 모두 매각안내서를 보냈지만 상위 5개사가 과점을 형성한 국내 산업용 가스업계 시장구도 때문에 선뜻 나설 처지가 못된다는 얘기다.

시장점유율 5위인 린데코리아의 경우 지난달 13일 에어리퀴드코리아의 당진 온사이트 플랜트와 벌크사업부문을 인수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린데코리아가 대성산업가스를 인수할 경우 에어리퀴드코리아와의 지난달 거래로 시장 점유율이 더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 국내외 FI, 불투명한 성장성·높은 차입구조 부담

FI 역시 주저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대성산업가스의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산업가스 시장의 주요 전방산업으로는 조선, 철강, 정유, 석유화학, 전자 등이 있다.

문제는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역성장하거나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는 최근 국내 조선과 철강, 정유 산업의 내년 예상 성장률을 각각 -4.3%, -1.4%, 0.4%로 추정했다.

가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성산업가스는 철강·정유화학 산업에 공급하는 비중이 상당하고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독보적 위치에 있는 삼성전자로의 공급 물량이 미미하다"면서 "성장성이 우려스러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대성산업가스의 높은 차입구조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대상산업가스의 채무 규모는 7천억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의 올해 전망치 1천200억원의 5∼6배 수준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채무 규모가 에비타의 4∼5배 수준만 돼도 FI가 금융시장에서 인수금융을 조달할 수 없는 게 보통"이라며 "FI가 인수금융 없이 M&A 거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베인캐피탈,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 매각 안내서를 받은 국내외 FI들이 잇따라 이번 인수전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매각자 측 기대가격, 지나치게 높다"

매각자 측이 기대하는 가격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매각 대상은 대성합동지주가 보유한 지분 38%와 골드만삭스 컨서시엄 보유 지분 등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다.

대성합동지주는 20014년 보유 지분 68%를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에 4억 달러를 받고 매각하며 지분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지만 최근 이를 포기하면서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

시장에서는 매각자 측이 제시한 가격이 1조5천억원에 달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는 대성산업가스 올해 예상 에비타의 12∼13배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다고 해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입찰 과정에서 그 정도 가격을 제시할 회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I 가운데 인수후보로 알려진 SK가 지난 4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매각 안내서를 받았으나 향후 입찰 참여 여부는 확정된 바 없다"고 부정적으로 답변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대성합동지주로서는 이번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다.

핵심 자회사인 대성산업[128820]의 만기가 돌아오는 사모 회사채 상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성산업은 내년 3월 943억원, 4월 1천512억원 등 총 2천455억원어치의 사모채가 만기를 맞는다.

골드만삭스 컨소시엄 역시 글로벌 가스업체에 비해 대성산업가스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 산업가스 시장의 과점 구도, 대성산업가스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와 높은 차입구조, 매각자 측의 높은 기대가격으로 이번 거래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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