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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부동산 대책에 때이른 한파 맞은 서울 주택시장

강남4구 거래 '뚝'…잠실주공 5단지 한 달여 만에 1억원 이상 떨어지기도
"아파트값 수천만원씩 내려도 찾는 이 없어"…강북도 매수문의·거래 급감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매수 문의가 아예 없어요. 대책 발표 직전보다 가격을 2천만원 내려도 관심이 없네요. 이 일대에서는 이달 들어 거래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면 될 겁니다."(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약규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요 타깃으로 지목된 서울 강남 4구(강남구·송파구·서초구·강동구)의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으면서 냉기가 강북으로 옮아가는 분위기다.

대책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섰던 강남 4구 주택시장은 대책이 나온 이후 매수 문의가 끊기고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됐다.

재건축 단지는 호가가 수천만원씩 떨어져도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주변의 일반 아파트 거래도 덩달아 주춤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76.49㎡ 중간층이 지난달 중순께 15억3천500만원에 거래됐으나 대책 발표 직후 호가가 14억8천만∼14억9천만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같은 평형의 중간층 아파트가 14억1천만원에 급매로 나오면서 불과 한달여 만에 1억2천500만원가량 가격이 떨어졌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대책 발표 이후 지난 열흘 사이에만 호가가 7천만∼8천만원까지 떨어졌는데 매수 문의조차 없다"며 "잠실주공 5단지는 9월에 25건이 거래된 이후 지난달 5건으로 줄더니 이달 들어서는 아직 거래가 한 건도 없어 호가는 더 내려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올해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주변 아파트값까지 끌어올렸던 강남구 개포동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35.64㎡의 경우 정부의 규제 의지가 알려지기 이전인 지난달 중순 9억∼9억1천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가격 하락이 이어지더니 최근에는 호가가 8억7천만원까지 내려갔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전용 41.98㎡는 대책이 나오기 전에는 최고 10억6천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이보다 6천500만원이 떨어진 9억9천5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려간 상태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에 가격이 조금 내려가면 사겠다던 매수 대기자들조차 그동안 수천만원이 하락했지만 이제 꿈쩍도 않는다. 이번에 규제를 피한 재건축 단지 분양권과 조합원 입주권 거래까지 완전히 끊겼고 인근 일반 아파트도 호가가 1천만∼2천만원 떨어졌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며 "구매 심리가 움츠러들었는데 이런 분위기가 내년 설까지는 이어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동구 둔촌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둔촌주공 4단지 전용 99.61㎡는 올해 초 8억원대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9억8천만원까지 올랐다가 대책 이후 9억3천500만원에 겨우 한 건 거래됐다"며 "올해 오른 금액만큼 다시 빠질 것 같다. 재건축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강남 주택시장에 때 이른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최근 청약열기가 달아오르며 반사이익을 누리는 듯했던 강북 주택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까지는 거래가 조금씩 됐는데 이달부터 매수 문의가 확연히 줄었다. 이 일대가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라며 "최근 강남 주택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강북 시장도 덩달아 움츠러드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도 지난달까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가 이어지다 11·3 대책을 전후로 거래가 급감했다고 이 일대 중개업자들은 입을 모았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은 조금씩 나오는데 매수자들이 없어 이달에는 아직 거래를 한 건도 못했다. 재건축 아파트값은 보합세인데 인근 일반 아파트는 지난달보다 1천만원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며 "부동산 대책에 수능과 김장철이 맞물렸고 정국까지 어수선해서인지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동구 금호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도 "신금호파크자이나 래미안하이리버 등 새 아파트는 아직 가격이 내려가지 않았지만 매수자가 없어 도통 거래가 안 되니 결국은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강남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강북도 매수세가 꺾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영향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강남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뒤집을 이렇다 할 요인이 없어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서 강북 주택시장도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과 부동산 대책, 정치적 불안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강남 주택시장이 당분간 계속 움츠러들고 강북도 시차를 두고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mong0716@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3 07: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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