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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도의원 재량사업비 부활…1인당 1억5천만원 배정

지사 특별조정교부금 활용, 내주 총 45억5천만원 집행
충북도 "누구나 신청 가능"…시민단체 "도민 우롱하나"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도의원들의 생색내기용 '쌈짓돈'으로 불리던 재량사업비가 사실상 부활했다.

충북도의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충북도의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12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1개 시·군의 소규모 지역사업에 필요한 총 45억5천만원의 예산이 다음 주 중 교부된다.

재원은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지사가 시·군에 지원하는 특별조정교부금의 일부가 활용된다. 교부 형식은 시장·군수의 건의를 받아 충북도가 필요 금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용처는 도의원들의 요구를 수렴해 결정한 것으로, 대부분 마을 안길 조성이나 동네 하천 정비, 농로 포장 등이다.

충북도는 최근 도의원을 대상으로 지역구 현안 사업에 필요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로부터 제출받은 사업 목록을 시·군과 협의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도의원 재량사업비를 되살린 모양새가 됐다.

지원 금액은 도의원 1인당 1억5천만원 꼴이다.

가장 많은 지원이 이뤄지는 곳은 청주시다. 11개 도의원 선거구별로 1억5천만원씩 총 16억5천만원이다. 청주에 거주하는 비례대표 도의원 3명을 포함하면 교부금의 절반에 가까운 21억원이 청주에 몰리게 되는 셈이다.

다음은 도의원이 3명인 충주에 4억5천만원, 2명씩의 도의원이 선출된 제천·진천·음성·옥천·영동에 3억원씩 배정된다. 군세가 작아 도의원이 1명씩인 증평·보은·단양·괴산에는 1억5천원만씩 지원된다.

도의회는 2014년 12월 도의원 재량사업비 편성을 집행부에 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두고 도와 시민단체들은 도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해온 잘못된 관행이 사라지게 됐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충북도는 용도를 알아채기 어려운 지사 특별조정교부금으로 지난해 도의원 1인당 1억원씩 지원한 데 이어 올해부터 1억5천만원으로 늘려 지원을 정례화하고 나섰다.

충북도는 이와 별도로 올해 11개 시·군별 2억원씩, 총 22억원의 소규모 지역개발사업비도 지원했다.

이 역시 경로당 등 노인 여가시설 기능 보강이나 노후 불량 공동주택단지 시설 보수 등 재량사업비와 유사한 용도로 쓰이지만 지역 균형발전 명목으로 충북도 예산에 정식 편성됐다.

특별조정교부금으로 곧 지원될 사업비에 이 금액까지 더하면 사실상 도의원들이 생색 낼 수 있는 돈은 총 67억5천만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도의원 1인당 2억1천800만원꼴로, 2014년까지 지원됐던 재량사업비 3억원보다 8천만원가량 적을 뿐이다.

충북도는 도의원 선거구별로 1억5천만원씩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하는 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도의원들이 사업을 제안하긴 했지만, 시장·군수가 충북도에 건의해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받는 형식을 취했다는 이유에서다.

도 관계자는 "도민 누구나 지사에게 특정 사업 추진을 건의해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며 "도의원들도 도민의 한 사람인 만큼 특별조정교부금 사업 추진을 지사에게 건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의원이 특정 사업을 제안했어도 시장·군수가 계획 변경을 요청하면 수정해야 하고, 거부하면 도의원 제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나 올해 시장·군수가 도의원이 제안한 사업계획 변경을 요청하거나 거부한 사례는 단 1건도 없다. 특별조정교부금이 도의원 재량사업 용도로 지원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충북도가 우회적으로 재량사업비를 지원하는 데 따른 입장을 밝히지도 않은 채 집행에 나서는 것은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재량사업비를 더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해놓고 편법을 동원, 도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충북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k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2 08: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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