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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엘시티 정관계 로비 의혹 낱낱이 파헤쳐야

송고시간2016-11-11 17:05

(서울=연합뉴스)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66) 회장이 잠적한 지 100여 일만인 11일 검찰에 붙잡혔다.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앞에 초대형 관광리조트 단지를 조성하는 부동산개발 사업이다. 이 회장은 사업 인허가 추진 과정에서부터 500억 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불법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차례 사업 계획이 변경되며 숱한 비리와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자 검찰이 지난 3월부터 내사에 들어갔다. 지난 8월 소환 통보를 받았던 이 회장이 도피해 버려 사실상 답보 상태였던 검찰 수사는 그의 신병 확보로 본궤도에 올랐다. 세간에는 전·현직 국회의원과 관료, 판·검사, 경찰, 금융권 인사 등의 이름이 전방위 로비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권 사업을 둘러싼 전형적인 정관계 로비 사건으로 번질 듯하다.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관련 인사들에 대한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가 절실하다.

이 회장을 둘러싼 비리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말 '부산판 수서비리'로 불렸던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 특혜 의혹 사건이 터졌다. 이 회장이 사용처가 불분명한 68억 원의 자금으로 토지 용도변경과 인허가 과정에서 정관계 고위 인사 등에게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회장은 마당발에다 로비의 귀재로 통한다. 입이 무겁기로도 유명하다. 당시 이 회장은 2년여간 도피 행각을 벌였다. 이후 자수했지만 정작 조사에선 진술을 거부했다.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수사를 못 한 것인지, 일부러 안 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엘시티 수사가 이런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서 로비 수사가 유야무야돼선 안 될 것이다. 지난 석 달여간의 도주 기간에 관련 증거를 인멸하거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술수를 동원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을 감싸준 비호 세력이 있다면 끝까지 추적해 법정에 세워야 한다.

엘시티 비리 의혹이 불거지는 과정에 최순실 씨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 회장은 수년 전부터 최 씨와 같은 친목계 모임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곗돈이 월 1천만 원 이상이고 유력인사 20여 명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이날 새벽 부산지검에 압송되면서 '최순실 씨와 만나거나 전화한 적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눈을 감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연이라고만 보기엔 수상쩍다. 이 회장이 친목계 인사 중 최 씨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적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선 실세로 꼽히는 최 씨가 계 모임을 빌미로 모종의 '갑질' 행각을 벌인 것은 아닌지, 이 회장이 엘시티 사업 마케팅 차원 또는 로비 목적으로 계 모임에 나간 것인지 실체 규명이 시급하다. 이 회장의 '입'에만 의존해선 곤란하다. 확보된 계좌추적 내용과 회계자료, 관계자 진술을 비롯한 모든 물증을 토대로 검은 뒷거래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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