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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3차 촛불집회도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송고시간2016-11-11 16:34

(서울=연합뉴스) '비선 실세' 파문에 분노한 민심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의혹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12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다. '최순실 정국'이 시작되고 나서 개최되는 세 번째 주말 촛불집회다. 집회 규모가 크고, 많은 진보 단체뿐 아니라 일부 보수 단체도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혹시라도 누가 다치거나 양측이 충돌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번 집회는 1천5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열고, 지방에서도 대거 상경할 계획이라고 한다. 집회 주최 측은 최소 50만 명, 많게는 100만 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경찰은 집회 규모를 16만~17만 명으로 보고 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 최다 참여 인원이 주최 측 추산으로 70만 명, 경찰 추산으로 8만 명이었으니까, 예상대로라면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의 집회가 될 전망이다.

이번 집회는 규모만 큰 게 아니다. 책임총리제, 박 대통령 2선 후퇴 등을 둘러싸고 정국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야 3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집회에 참여하기로 해 정국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집회의 규모와 양상에 많은 국민의 시선이 쏠려있다. 지금 우리는 최 씨의 국정 개입 의혹 외에도 국내외적으로 여러 위기에 처해 있다. 장기 저성장, 청년 실업, 핵심 산업의 붕괴 위험 등 국내 경제가 사면초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어려움에 빠져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으로 한반도 안보, 한미 동맹, 대미 수출의 근간이 흔들릴까 우려된다.

그런 만큼 이번 집회는 국민 의사를 평화적으로 표출하는 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마비 조짐을 보이는 국정 체계를 더 큰 혼란으로 몰아갈 수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분명한 입장을 전달하되 집회가 무질서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지난달 29일과 이달 5일 열린 1·2차 촛불집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빛난 평화 시위였다. 작은 몸싸움이 없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큰 충돌로 번지지 않게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자제를 호소하거나 자체적으로 가라앉혔다. 경찰도 지난해 11월 민중 총궐기 때와 같은 폭력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처했다.

집회가 폭력적으로 변질하거나 우발적으로라도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당초 집회 목적을 이루기는커녕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집회 주최 측과 참여자들은 의도하지 않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주장을 평화적으로 호소하고 관철하기 위해 모인 집회에서 폭력이나 충돌이 발생하면 그 자체로 불행한 일이다. 집회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그 첫째 조건은 폭력과 무질서가 없는 평화 시위여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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