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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⑤김영우 "방위비분담 협상이 한미동맹 흔들 수도"

송고시간2016-11-14 08:00

"'트럼프 안보변수' 예단 어려워…당선 이후엔 안정감·균형감 찾고 있어"

"트럼프, 더 강하게 北 압박할수도…국방장관 인사청문회 할 상황 아냐"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14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보가 흔들릴 가능성에 대해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며 섣부른 우려를 경계했다.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외국과의 관계도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주고받기)'식 사고를 바탕에 둔 듯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 행보를 보면 상당히 안정감과 균형감을 찾아가는 듯해 어떤 게 진실인지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력이 들어올 것 같다"면서도 "한미 양국 모두 분담금 협상은 한·미동맹의 근간을 뒤흔들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중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 "협정이 작전상 왜 필요한지 국민에게 확실히 설명하지 않으면 졸속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내각 총사퇴를 야당에서 얘기하는 상황서 이런 걸 밀어붙이면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화화는 대외환경을 감안, "외교부를 위시한 외교 라인은 전면 교체를 검토해봐야 한다. 다만 국방 분야는 안정성이 유지돼야 한다"며 "국방부 장관 청문회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국방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김영우 국방위원장
김영우 국방위원장

--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웠던 트럼프의 당선으로 한·미동맹이 약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 사실 그 문제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때 했던 말, 당선수락 연설에서 한 얘기,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내용이 모두 조금씩 다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나토(NATO) 회원국들에 대해서도 '안보 무임승차하지 말라'는 취지로 얘기했었고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했는데, 기본적으로 외국과의 관계도 '기브 앤 테이크'식 사고를 기본적으로 바탕에 둔 듯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이후 행보를 보면 상당히 안정감과 균형감을 찾아가는 듯 해 어떤 게 진실인지 아직 알 수 없다. 선거 마케팅 차원에선 맞춤형 선거운동에 능란해 보이고, 당선된 이후에는 믿음과 안정감을 주려고 하고 있다.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주변 측근과 지한파, 자문위원단, 한미 동맹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이들과의 접촉을 강화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 같은 측면에서 북핵 개발을 저지하기가 더 힘들게 됐다는 관측도 있는데.

▲ 나는 꼭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트럼프가 '김정은은 미치광이'라고 했는데 미국민의 자존심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있으면 확실히 척결할 것으로 읽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미국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강한 자존심과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때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또 트럼프가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게 하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나에게는 '레토릭(수사)'으로만 보이지는 않았다.

-- 트럼프의 실용주의적 성향으로 미국과 중국·북한 간 관계개선이 이뤄지고, 한국이 '왕따'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 아닌가.

▲솔직히 그 문제도 우려된다. 김정은도 직접 만나겠다고 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우리가 소외될 가능성은 있다.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정치적 명분을 중요시하지 않고 실리 위주의 사고방식을 가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통해 얘기하거나 회의체를 구성하는 대신 직접 만나서 얘기하겠다고 하거나 귀찮으면 중국이 알아서 하도록 맡기겠다고 했을 때 우리가 외교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 대비를 많이 해야 할 대목이다.

-- '무임승차론' 때문에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력이 들어올 것 같다. 트럼프가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됐더라도 합리적인 선에서 인상해달라는 게 미국 정부의 기본적 흐름이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 장관·합참의장과 얘기를 많이 해봤는데, 나름 정부가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더라. 다만 우리도 그렇고 미국도 마찬가지인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한미 동맹의 근간을 뒤흔들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방부를 위시한 정부가 이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동맹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런 이유로 야당 내부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 제기됐던 '자주국방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데.

▲ 그렇게 한다면 안보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 한·미 동맹이 느슨해질 수 있는데, 그럴 때 일부 야당 의원이나 실리보다 자존심만 앞세운 사람들은 전시작전 통제권을 우리가 가져오고 핵 무장도 하면서 미국과 갈라서자는 논의까지도 나아갈 수 있다. 이런 논리가 당장은 듣기에 속 시원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자체적 국방력 강화를 통해 안보를 완벽하게 유지할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한미 동맹의 틀에서 갑자기 벗어날 수는 없다. 부부가 매일 이혼을 얘기하면서 함께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럴 때일수록 평정심을 잃지 않고 우리 국방력을 조용히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 자체 핵무장론이 탄력받을 수도 있겠다.

▲ 그런 목소리가 고개를 들 수는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동맹에도, 경제에도 도움이 안 된다. 목소리를 높여야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다. 핵무장론 자체가 한미 동맹을 흔들게 되고,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가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고 북한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는 나라도 아니다. 우리가 고립돼 북한처럼 핵 무장 하겠다는 것은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 '트럼프 변수'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합의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 이미 결정된 외교안보 문제는 손바닥 뒤집듯 뒤집을 수 없다. 사드는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도 "사드는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문제 역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해오면 수렁에 빠질 수는 있겠지만, 협의를 거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쉽게 뒤집기에는 정치적·군사적 부담이 너무 크다.

--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은 미국도 연관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도 변수가 될 수 있을 듯하다.

▲ 트럼프 당선인은 역내 안보는 역내의 국가들이 알아서 잘해달라는 입장을 기본적으로 취해 왔다. 그래서 아마 한국과 일본에도 역내 평화를 지키는 데 역할을 잘해달라고 얘기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한·미·일 동맹국의 정보 공유는 꼭 필요하다. 예컨대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대응하고자 선제 타격을 하려면 이른바 '정찰 정보'가 필요하다. 전쟁이 나는 문제인데, 정확하지 못한 정보로 적국을 먼저 공격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따라서 미국, 일본과의 정보 교류가 필요한 것이다. 다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군과 국방부가 한일군사정보협정의 필요성에 대해 단 한 차례도 확신을 갖고 국민에게 설명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그 협정이 작전상 왜 필요한지 국민에게 확실히 설명하지 않으면 졸속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내각 총사퇴를 야당에서 얘기하는 상황서 이런 걸 밀어붙이면 오해를 부를 수 있다.

-- 변화된 대외 환경에 따라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할 필요가 있나.

▲ 외교부를 위시한 외교 라인은 전면 교체를 검토해봐야 한다. 다만 국방 분야는 안정성이 유지돼야 한다. 대통령의 2선 후퇴 얘기까지 나오고 국정 공백이 심화하는 상황인 만큼 국가 방위를 책임진 국방부 장관은 굉장히 중요하다. 국방까지 흔들리면 정말 국가적으로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는 만큼 국방부 장관 청문회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트럼프 시대> ⑤김영우 "방위비분담 협상이 한미동맹 흔들 수도" - 2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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