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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테러 1년> ①톨레랑스 사라진 프랑스…이슬람·이민자 혐오 확산

<※편집자주 = 세계 관광의 중심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일어난 지 13일로 1년이 됩니다. 당시 주말을 맞아 공연장에서 록 콘서트를 관람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금요일 저녁 시간을 즐기던 130명의 시민이 테러범들의 총격에 희생돼 전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연합뉴스는 파리 동시다발 테러 1주년을 맞아 △톨레랑스 사라진 프랑스…이슬람·이민자 혐오 확산 △테러 배후 IS, 세력 위축돼도 위협 여전 △참사현장 르포 등 특집기사 3꼭지를 송고합니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지난해 11월 13일 금요일 저녁 9시 16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주말을 앞두고 식당과 카페에서 식사하거나 공연장에서 록 콘서트를 즐기던 시민 130명이 이슬람 테러범들의 총과 폭탄 앞에 쓰러졌다.

세계에 큰 충격을 준 파리 동시 다발 테러가 일어난 지 13일로 1주년을 맞는다.

프랑스 국민에게 파리 테러는 지워지지 않는 깊은 상처를 남겼고 프랑스 사회를 떠받치고 있던 가치관마저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

작년 11월 IS 테러 발생한 바타클랑 공연장에서 대피하는 시민[EPA=연합뉴스]
작년 11월 IS 테러 발생한 바타클랑 공연장에서 대피하는 시민[EPA=연합뉴스]

◇ 파리 테러 이후 '톨레랑스' 흔들

파리 테러를 포함해 수차례 대형 테러를 당하면서 다문화와 톨레랑스(관용)의 나라로 불리는 프랑스에는 무슬림 이민자와 난민에 대한 혐오가 확산하고 정치권에서는 극우파가 득세하고 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지난해 파리 테러 때 군과 경찰 등 공권력이 아니라 식당, 카페, 공연장, 축구장에서 비무장한 파리 시민에게 동시 다발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올해 7월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서는 IS 추종자가 트럭 테러를 저질러 86명이 숨지는 등 지난해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프랑스에서는 각종 테러로 총 238명이 희생됐다.

잇단 테러를 당하며 프랑스인의 충격은 분노로 바뀌었고 프랑스 사회에서 이슬람과 이민자, 난민에 대한 감정이 크게 악화했다.

프랑스에는 알제리, 모로코 등 옛 식민지로부터 이민자가 건너오면서 무슬림이 급증했으나 이들은 주류사회에 섞이지 못하고 인종차별을 겪거나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면서 사회 불만 세력이 돼 왔다.

앞서 2005년 10월 파리 교외에서 북아프리카 이민자 폭동이 일어나 두 달간 나라 전체가 극심한 몸살을 앓기도 했고, 시리아에서 IS 훈련을 받고 다시 귀국한 '서방 지하디스트'들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무슬림에 대한 시각이 악화한 가운데 지난 7월 니스 테러 후 프랑스 30여 개 지방자치단체는 관내 해수욕장 등에서 무슬림 여성 전신 수영복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했다.

프랑스의 세속적 가치와 다른 종교적 생활 방식을 고수하며 갈등을 빚는 무슬림의 의복이 다시 한 번 문제가 된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2010년 공공장소에서 머리부터 발목까지 온몸을 가리는 무슬림 여성의 복장 부르카와 니캅을 입지 못하도록 하는 법도 제정됐다.

최고 행정법원인 국사원이 "니스 테러로 생긴 우려와 테러에 대한 분노의 감정으로는 부르키니 금지를 충분히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 지자체 패소 결정을 내렸음에도 상당수 지자체는 이에 반발했다.

지난해 이후 유럽에 몰려든 수많은 난민과 이들 난민 속에 테러범에 섞여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프랑스에서는 난민을 대하는 시선도 차가워졌다.

지난 8월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민이 프랑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응답 비율은 11%에 그쳤으며 '난민으로 위장한 테러범이 자국에 있을 것이다'라는 질문에는 67%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파리 에펠탑 주변 경비하는 프랑스 경찰[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 에펠탑 주변 경비하는 프랑스 경찰[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테러로 이민, 국가 정체성 내년 대선 주요 이슈로 부각

잇단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와 난민 문제로 내년 4∼5월 치러질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민과 국가 정체성 문제가 선거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정치인들은 좌·우파를 가리지 않고 프랑스의 세속적 가치를 내세우면서 이슬람과 대립각을 세웠다.

중도 좌파 집권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최근 발간된 대담집 '대통령이 이걸 말하면 안 되는데'(Un président ne devrait pas dire ça)에서 "프랑스 사회에 이슬람 문제가 있으며, 없어야 할 이민자도 너무 많다"고 불편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2007∼2012년 대통령을 지낸 중도 우파 제1 야당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프랑스인이 되고 싶으면 프랑스어를 하고 프랑스인처럼 살아야 한다"면서 "더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통합에 만족하지 않고 동화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프랑스가 유럽연합(EU), 테러, 이민자 등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면서 반 이민, 반 EU를 깃발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기성 정치에 대한 분노를 등에 업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후 르펜은 "이번 선거는 자유와 주권을 가진 국민의 승리로 해석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전선은 2014년 5월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제1당에 오르고서 이후 각종 선거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당 대표인 르펜은 내년 대선에서도 1차 투표에서 1∼2위를 기록해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파리 테러, 올해 니스 트럭 테러 등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자 프랑스는 경찰에 더해 군인까지 국내 치안유지에 동원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극단화된 것으로 의심되는 시민이 너무 많으며 테러도 일상화해 이 조치의 효력이 이미 다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극단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의심돼 당국이 추적 중인 인물이 1만5천 명 가까이 된다"며 "매일 정보당국과 경찰이 공격을 막고 테러범을 뒤쫓고 있지만 새로운 공격이 일어날 것이고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달 말 철거되는 파리 시내 난민촌[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말 철거되는 파리 시내 난민촌[AP=연합뉴스 자료사진]

sungjin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1 05: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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