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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③박휘락 "안보 불확실성 커져…감정적 대응 자제해야"


<트럼프 시대> ③박휘락 "안보 불확실성 커져…감정적 대응 자제해야"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lt;트럼프 시대&gt; ③박휘락 "안보 불확실성 커져…감정적 대응 자제해야"
"자주국방 내세우기보다는 美와 안보 분업체제 바람직"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으로 한반도의 안보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향후 1∼2년 동안 한미동맹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한미관계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기간 한반도 안보에 관해 내놓은 발언을 토대로 "한미동맹이 약해질 수 있는 매우 불안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내부의 단결이 중요하다"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같은 요구에도 무리한 대응은 자제하고 협상을 통해 최대한 실리를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업무를 파악하게 되면 한미동맹의 가치를 알게 될 것이라며 그의 집권 초기에 감정적인 대응으로 한미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줄이고 자주국방을 추구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우리가 재래식 전력으로는 북한과 싸울 수 있어도 핵 위협 앞에서는 무력하지 않은가"라며 "미국의 힘을 활용하는 게 여전히 중요하다. 자주국방을 내세우기보다는 미국과의 안보 분업체제 아래에서 한미 연합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원장과의 인터뷰 요지.

--트럼프 집권으로 한반도 안보 환경은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나.

▲한 마디로 불확실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금까지 보여준 성격도 감정적인 부분이 많아 불안한 면이 있다.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에 좋을 게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한데 트럼프가 대선 기간 발언한 것처럼 김정은과 직접 협상을 통해 타결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이 핵 포기를 전제로 하는 협상에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하는 수준의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한국에 대해서는 핵 공격을 할 수 있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는 우리가 북한의 핵 위협에 계속 노출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비핵화도 물 건너가게 된다. 트럼프의 과거 발언을 보면 미국이 북한 핵 시설에 대해 갑자기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한미동맹은 공고하게 유지될까.

▲한미동맹의 관점에서 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비롯해 한미동맹에서 한국이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기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한국 대선에서 진보정권이 들어서고 미국의 이런 요구를 강하게 거절할 경우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한미동맹이 약화하거나 형식화하지 않을까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에서 한반도 정책이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이민자 문제를 비롯한 국내 현안뿐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관계를 재조정해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과 같은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트럼프는 이란 핵 합의 재협상을 거론하는 등 중동 문제에 많은 관심을 두는 경향도 보였다. 다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로 미국을 자극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러나 북한도 당분간은 트럼프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한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내부적인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같은 것을 밀어붙여도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 미국의 요구를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되 협상을 통해 우리의 실리를 최대한 챙기는 길을 찾아야 한다. 트럼프는 아직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도 한미 양국의 실무적인 협상에서 현실에 맞게 조정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미국의 요구에 대해 우리가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자제하는 게 중요하다. 국내에서 반미감정이 확산하고 반미시위 같은 게 발생하면 트럼프의 성격을 고려할 때 미국도 감정적인 조치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업무를 파악하게 되면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으로 본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한미 양국이 감정적인 대응으로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트럼프가 집권으로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자들 가운데 핵무장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은 적다고 본다. 미국이 북한의 핵 위협 억제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거나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특단의 조치를 하기를 기대하고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대선 기간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것처럼 말했지만, 미국의 대통령이 돼 세계적인 비확산 체제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 엘리트층에 비확산 체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는데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줄이고 자주국방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가 재래식 전력으로는 북한과 싸울 수 있어도 핵 위협 앞에서는 무력하지 않은가. 미국의 힘을 활용하는 게 여전히 중요하다. 자주국방을 내세우기보다는 미국과의 안보 분업체제 아래에서 한미 연합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 핵억제와 같이 미국이 해줄 수 있는 것과 우리가 자력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을 구별하고 우리가 맡을 분야의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주국방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공군 전투기 전력을 강화한다면 하이(high)급은 미국에 맡기고 우리는 미들(middle)급에 집중하는 것이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가 미국의 역할을 맡겠다고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전작권 전환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데.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전작권 전환은 한미 연합사령부의 해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연합사의 핵심은 미군 4성 장군이 유사시 한반도 안보의 책임을 진다는 데 있다. 연합사가 있는 지금은 미군 4성 장군이 유사시 필요한 전력을 본국에 요청하지만, 연합사가 사라지면 그것이 어려워진다. 북한이 오판하고 무모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전작권을 그대로 두는 게 옳다고 본다.

--미국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비용 부담을 요구할 가능성은 있는가.

▲주한미군에 배치될 사드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 조건이 바뀌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 구매를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미국이 첨단무기 판매를 얼마나 제한하는지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사드 배치 문제에서도 우리 내부의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는 게 중요하다. 국내에서 일어나는 사드 배치 반대운동에 대해 트럼프는 '미국의 무기체계로 주한미군뿐 아니라 한국도 보호하겠다는데 왜 반대하는가'라며 의아하게 여길 수 있다. 이는 주한미군 철수론과 직결된다. 주한미군을 보호하는 사드를 한국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을 더는 한국에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대두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감정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면 한국의 안보는 근본적인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 대한민국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집권해도 한반도 안보 환경이 급격히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상황을 많이 좌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미동맹의 가치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트럼프의 집권 초기 1∼2년 동안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 한미관계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ljglor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2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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