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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대신 '사용자'를 보면 '미디어 혁신'이 보인다

(싱가포르=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정보기술(IT)의 발전과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전통 미디어 산업은 '잔인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격변기를 맞은 미디어 업계가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0일 싱가포르 오차드호텔에서 폐막한 '디지털 미디어 아시아(DMA) 2016'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다. 8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DMA 콘퍼런스에서는 전 세계 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이 과감한 변신 노력과 실험적 시도, 성공 사례 등을 발표했다.

◇ '고객' '사용자'와 소통하고 분석하라 = 이번 콘퍼런스에 참석한 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은 '독자'(reader)라는 말보다는 '고객'(customer), '사용자'(audience)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했다. 종이 신문 기사를 읽던 '독자'들이 이제는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글 기사는 물론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며 댓글 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온라인 뉴스 유료화를 시작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디지털 구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구독료 수입의 50%는 디지털에서 나온다. 2013년 4 대 6이었던 구독료와 광고 수익 비율이 2016년에는 6 대 4로 역전, 구독료 수익이 광고 수익을 앞질렀다.

WSJ에서 국제 영업을 총괄하는 조너선 라이트는 "'고객'을 모든 것의 중심에 뒀다"면서 "일방향적 관계에서 벗어나 충성도 높은 관계를 맺고자 했다"고 말했다.

세 단계에 걸쳐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를 도입한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도 사용자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그자비에 그랑제(Grangier) 리베라시옹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우리 콘텐츠가 특별한지 자문했다.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사용자를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10년 전 인터넷과 무가지에 밀려 파산위기까지 갔던 리베라시옹은 독자 분석을 토대로 도입한 차별화된 유료화 정책으로 수익의 50%를 구독료(온라인+종이신문)에서 올리고 있다.

디지털 혁신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용자 참여팀(Audience Engagement Team)을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뉴스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추적해 뉴스 콘텐츠와 상품을 개발하고 디지털 전략을 세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사용자 분석을 기반으로 시간대별 뉴스 배포 전략을 세웠다. 더 타임스의 닉 페트리 디지털 부대표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속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속보가 중요하지만 우리보다 더 잘하는 매체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 깊이 있는 기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시간대별 배포 전략을 소개하는 닉 페트리 더 타임스 디지털 부대표
(싱가포르=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시간대별 배포 전략을 소개하는 닉 페트리 더 타임스 디지털 부대표

◇ '모바일 퍼스트' '디지털 퍼스트' 실험을 하라 = 미국 유타주(州) 솔트레이크시티의 지역 언론사 데저렛(Deseret) 미디어 사(社)는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2010년 기존의 종이 신문('데저렛 뉴스'), 방송(KSL 텔레비전·라디오)과 완전히 분리된 디지털 자회사 '데저렛 디지털 미디어'를 설립하고 모바일과 디지털에 '올인'했다.

크리스 리(Lee) 데저렛 디지털 미디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년간 모바일 수익이 30% 이상 급증했다"면서 "조직을 분리했기 때문에 데이터 활용, 앱 개발, 디지털 개발팀 구성 등을 빨리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종이 신문 발행을 중단한 곳도 있다. 131년 역사를 가진 캐나다 프랑스어 신문 '라 프레스'는 2013년 태블릿에서 뉴스를 보는 태블릿 전용 앱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주중(週中) 종이 신문 발행을 전면 중단했다. 종이 신문은 인기 있는 토요일판만 발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영자지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최고의 콘텐츠'를 가장 먼저 온라인에 배포한다는 디지털 퍼스트 원칙 아래 종이 신문과 디지털의 통합에 전력하고 있다.

이 신문의 워런 페르난데스 편집장은 "혁명적 변화와 진화적 변화가 모두 필요했다"면서 디지털팀과 종이 신문팀 사이의 벽을 허무는 과정이 '진화적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면 코딩을 잘하는 인력을 뉴스룸에 배치하는 것과 같은 '혁명적 변화'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츠타임스'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츠타임스'[DMA 제공]

◇ '특별한 경험'을 주라 = 독일 대중지 빌트는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이다. 일일 발행 부수는 250여만부. 종이 신문의 80% 이상이 가판대에서 팔린다.

빌트가 2013년 프리미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할 때 최우선 과제는 돈을 주고 사볼 만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다.

빌트에서 유료화 모델을 총괄하는 토비아스 헤닝은 "범죄나 선정적 기사, 연예 기사에 사람들이 돈을 쓸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람들은 양질의 기사, 가치 있는 기사, 독점적 기사, 편집이 잘된 기사, 다른 사이트에서 못 보는 기사를 돈 내고 봤다"면서 "특히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희소성이 있다면 독점이든, 양질의 기사든 상관하지 않고 돈을 주고 봤다"고 말했다.

독일 프로축구리그 분데스리가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빌트의 대표적 프리미엄 콘텐츠다. 옵션에 따라 월 구독료를 내면 분데스리가의 하이라이트 장면 등 프리미엄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유료화 이후 방문자 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 콘텐츠의 질이 좋아지면서 편집국의 문화도 바뀌었다. 어떤 콘텐츠를 유료화할지는 편집국에서 결정한다. 헤닝은 또 "쉽게 로그인을 하고 콘텐츠를 살 수 있는 프로세스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빌트의 전략을 설명하는 토비아스 헤닝 빌트 유료화 모델 총괄 책임자
(싱가포르=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빌트의 전략을 설명하는 토비아스 헤닝 빌트 유료화 모델 총괄 책임자

◇ 기술이 발전해도 핵심은 믿을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 = 참가자들은 데이터 분석 등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 등 미디어 업계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은 믿을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WSJ의 라이트는 "양질의 저널리즘에 대한 욕구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서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스토리(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에 유료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빌트의 헤닝은 "가장 정밀한 분석 데이터를 갖고 있어도 콘텐츠가 없으면 구독자를 모을 수가 없다"면서 "콘텐츠가 '킹(king)'"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오세욱 박사는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에 성공한 "WSJ, 빌트, 리베라시옹 등이 모두 공통으로 지적한 것이 있다"면서 "양질의 콘텐츠는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할만하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지금 독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판단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신뢰할만한 콘텐츠인가라는 점"이라면서 "유료화의 핵심은 신뢰"라고 분석했다.

yunzh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3 15:1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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