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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경찰 수사 종결…14명 입건

서울메트로 전 대표·은성PSD 대표·구의역장 등 기소 의견 송치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에서 '나홀로' 정비 작업을 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김모(19)씨 사망 사고를 수사한 경찰이 5개월여 만에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망 사고를 유발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로 서울메트로 이정원(52) 전 대표와 은성PSD 대표 이모(62)씨 등 총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서울메트로, 김씨가 속했던 정비용역업체 은성PSD, 구의역 역무실 등이 모두 김씨 사망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면서 수사를 종결하고 입건한 피의자들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은성PSD 대표 등 관리·감독 책임자 4명이 소속 근로자인 김씨의 안전을 확보했어야 할 1차 책임을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인 1조 근무'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1명이 작업하고는 2명이 작업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사망 당시 김씨를 포함한 주말 작업자들 근무를 감독하고 있었어야 할 중간 관리자는 근무 시간 동안 사무실을 무단으로 이탈한 사실도 드러났다.

은성PSD는 평소에도 작업현장 실태 점검이나 안전 교육, 안전장비 착용 상태 점검 등 기초적인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은성PSD 대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서울메트로 전자사업소장 김모(57)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같은 이유로 기각했다. 메트로에서는 이 전 대표와 김씨를 비롯해 총 7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스크린도어 앞에 놓여진 국화꽃'
'스크린도어 앞에 놓여진 국화꽃'(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중 사고로 숨진 김모(19)씨를 추모하기 위해 한 시민이 두고 간 국화꽃.2016.5.30
jin90@yna.co.kr

서울메트로는 김씨 사망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친 기관으로 볼 수 있는데 사건 초기에 책임을 김씨 개인에게 돌렸다가 여론에 거세게 질타를 당했다.

메트로는 지난해 강남역에서 똑같은 유형의 사망 사고가 있었고 최근 수년간 이 같은 사고가 잇따랐음에도,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부서 간 이기주의'와 '책임 떠넘기기' 행태가 있었음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이런 메트로의 내부 문제 때문에 재발 방지 대책 매뉴얼에서 '용역업체 정비원이 혼자 근무하려 하면 작업을 통제해야 한다', '마스터키를 역무실이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등 실질적인 대책이 빠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또 메트로는 '현장 점검 강화', '용역업체 안전 교육 강화', '안전 수칙 위반 시 적극 제재' 등 기본적인 매뉴얼조차 이행하지 않아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메트로는 하도급업체인 은성PSD가 인력 구조상 2인1조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2인1조로 근무한 것처럼 작업확인서를 조작해 기록을 남기도록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구의역 역장과 역무원들은 사망한 김씨가 역무실에 혼자 들러 스크린도어 마스터키를 가져갔음에도 아무도 작업내용이나 안전 여부에 관해 확인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역무원 조모(53)씨는 서울메트로 종합관제소로부터 구의역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다는 장애 신고를 미리 받고도,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은 물론 상부나 관련 부서에 보고·전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역무실 전체의 무관심과 안일한 근무 태도가 사망 사건을 초래했다"며 역 관계자 3명을 불구속 입건해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사망 사건은 작업현장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등 총체적인 부실이 합쳐져 발생한 사건"이라면서 "고질적인 문제에 우리 사회가 경각심을 가지도록 앞으로도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간의 유착 관계, 횡령·배임 혐의 등 '메피아' 비리 수사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아직 진행 중이다.

올해 5월 28일 오후 5시57분께 은성PSD 소속 정비용역직원 김씨는 구의역 9-4번 탑승문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다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숨졌다.

김씨 유품에서 컵라면이 발견되고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그가 쫓기듯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열악한 환경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의역에 추모 포스트잇 수천장을 붙이기도 했다.

[ 연합뉴스 DB ]
[ 연합뉴스 DB ]

hy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0 12: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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