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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트럼프-두테르테, '강대강' 충돌할까…두테르테, 축하인사

美·필리핀 동맹 '균열' 확대여부 관심…반이민·보호무역주의, 필리핀경제에 악재
두테르테 "트럼프 당선 축하…양국 관계 증진 기대"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선 승리가 호재가 아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막말과 종잡을 수 없는 언행, 중앙정치의 '아웃사이더'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말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선 기간 '필리핀의 트럼프'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 친중 외교노선으로 경색된 미국과 필리핀의 관계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두 강성 정상이 충돌하며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A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AP=연합뉴스]

두테르테 대통령은 9일 대통령 공보실장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고 상호 존중과 이익에 기반을 두며 양국 관계를 증진하는 데 함께 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례적인 이 축하인사가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

리처드 헤이다리안 필리핀 데라살레대 교수는 "양국 관계에서 두테르테 대통령과 트럼프는 최선의 조합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간 마닐라타임스에 말했다.

인내심이 없고 과격하게 대응하는 성향의 트럼프가 그에 못지않은 두테르테와 충돌하면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개XX'라는 욕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가 동남아시아의 최대 안보 현안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 중국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에 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제적 실리를 챙기기 위해 미국과의 연대에서 이탈, 중국과의 대화 모드로 돌아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 '결별'을 선언하며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군의 필리핀 주둔을 허용하는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폐기 가능성을 밝히는 강수도 뒀다. EDCA는 유지하기로 한발 물러섰지만, 미국과의 연례 합동군사훈련은 축소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오바마 정부는 필리핀과의 동맹관계 유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반미 친중' 행보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을 끈다.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온 트럼프가 필리핀에 대한 군사 원조를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P=연합뉴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P=연합뉴스]

특히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과 보호 무역주의는 필리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은 필리핀의 최대 외국인 투자자다. 2015년 기준 필리핀 수출시장 가운데 미국 비중은 15%로 일본(21.2%)에 이어 2위였다.

필리핀의 해외 근로자 약 1천만 명 가운데 350만 명가량이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있는 필리핀 근로자가 자국에 보낸 돈은 전체 해외근로자 송금액 258억 달러(29조6천억 원)의 31%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유혈 소탕전 등 자신의 정책을 우려하는 미국 투자자와 기업이 있으면 짐을 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리핀 상원의 셔윈 가찰리안 경제위원장은 트럼프의 정책이 필리핀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르네스토 페르니아 필리핀 경제기획부 장관은 "우리에겐 안전망이 있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선언한 중국과 경제협력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필리핀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소식에 주가가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달러화에 대한 페소화 가치도 추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kms123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9 19: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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