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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이란 핵합의 실용적 변화 예고…백지화 가능성 작아

"미국 기업도 이란서 돈벌어야"…"이란은 테러지원국" 불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지난해 7월 역사적으로 성사된 이란 핵합의에도 변수가 생겼다.

낙선한 힐러리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기간 이란 핵합의와 관련해 높은 수위의 발언을 해 모종의 변화를 예고했다는 점에서다.

당장 이란과의 달러화 거래, 미국기업의 이란 진출을 막는 현재 제재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9월 공화당 후보 경선 토론 당시 "이란 핵협상은 끔찍하다"며 "지금까지 봐 온 계약서 중 최악"이라고 공세를 폈다.

같은 해 8월엔 "핵합의를 잘 살펴보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란은 결국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핵합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란에 대한 혐오 정서가 강한 미국 보수파 유권자의 지지를 모으고 경쟁자인 클린턴을 겨냥한 원색적인 발언이었다.

이런 언급만 보면 트럼프 정권은 핵합의안을 당장에라도 백지화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의외로 그는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다른 주류 후보와 달리 핵합의안을 무효로 하지는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대신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면밀히 재검토하고, 감시하겠다는 입장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해 8월 그는 미 NBC와 인터뷰에서 "핵합의안을 찢어 버리는 대신 밀착해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올해 3월 이란에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이란에 대한 제재를 2, 3배 더 강화해 핵협상을 다시 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핵합의안을 "분해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의 선거 캠프에선 "(무효화가 아니라)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핵합의안 개선'의 방향은 그의 언급에서 엿볼 수 있다.

트럼프는 올해 1월 트위터에 "이란은 미국이 (핵협상으로) 준 1천500억 달러로 프랑스 에어버스 비행기 114대를 사는데 미국은 아무것도 못 팔아 먹고 있다"고 불평했다.

지난해 9월에도 "모든 나라가 이란과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 그들은 이란과 거래해 돈을 많이 벌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미국 기업도 핵협상으로 이득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핵합의안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나 미국인은 미 재무부의 별도 허가가 없으면 이란과 거래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업가 출신답게 그는 이란 핵협상을 매우 실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더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종합해 보면 핵협상이 전면 백지화하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이란 사이에 어렵고 첨예한 추가 협상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트럼프의 실용 노선은 이란에 대한 태도에서 드러난다. 핵합의와 대(對)이란 적대 정책을 별개로 두는 방식이다.

그는 올해 3월 연설에서 "이란은 정말 큰 문제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또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인 이란에 미국이 핵협상으로 1천500 억달러를 흘려보냈다"고 비난했다.

미 대선과 관련, 이란 외무부 7일 "누가 당선돼도 양국 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이란 정부도 미국과 협상은 핵협상으로 제한되며 반미 외교정책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게 일관된 태도다.

이란 제재 전문가인 법무법인 율촌의 신동찬 변호사는 "미국이 핵합의를 깨면 이란은 바로 핵프로그램을 재가동하는 게 핵합의안의 '행동 대 행동' 원칙"이라며 "이는 사실상 전쟁을 의미하는 데 미국으로선 최악의 중동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이란에 강경한 트럼프라더라도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핵합의를 존중할 가능성이 크고 최소한 단기 내지 중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이란 강경파인 트럼프의 당선으로 내년 5월 이란 대선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적성국인 미국에서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서 유력해 보였던 중도·개혁파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재선이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이란의 보수진영에게는 트럼프의 반이슬람, 반미 성향을 고리로 지지층을 집결할 수 있는 외부 환경이 마련됐다.

미 대선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AP=연합뉴스)
미 대선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AP=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P=연합뉴스자료사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P=연합뉴스자료사진]

hsk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9 17:2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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