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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공항 발표 1년…추진절차 '착착'ㆍ사전검토서 신뢰 '흔들'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하면 2018년 국책사업으로 본궤도
반대 주민 "환경ㆍ기상 조건 결론 잘못됐다" 의문 제기
<그래픽>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연합뉴스 자료]
<그래픽>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연합뉴스 자료]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정부가 제주도의 공항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귀포시 성산읍에 제2공항을 건설하기로 기본 구상을 확정한 지 1년이 됐다.

정부 발표 후 현재까지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경제성을 분석하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뤄지는 등 예정대로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2018년, 늦어도 2019년까지는 주민을 대상으로 한 용지 매입과 보상 절차를 포함한 실시설계를 마칠 예정이다.

2019년에는 착공도 이뤄져야 하나 제2공항 예정지가 성산읍으로 선정된 근거가 되는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이하 사전타당성 검토)에서 기상 관련 자료 출처에 의문을 사거나 마을 주민 사이에서 과거부터 알려져 온 예정지 인근 동굴에 대해서는 조사가 누락돼 신뢰도에 금이 갔다.

일부 주민과 시민사회단체는 현지 조사를 통해 사전타당성 검토 중 환경 부분이 제대로 수행됐는지 다시 연구·조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귀포 성산읍에 제2공항 건설 추진[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귀포 성산읍에 제2공항 건설 추진[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주 제2공항 기본 설계 예상도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주 제2공항 기본 설계 예상도 연합뉴스 자료 사진]

◇ 환경·기상 조사결과 '의문'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서에는 최적 입지로 선정된 성산이 안개 일수 및 연간 측풍(옆 바람) 발생 일수 등 기상조건에서 표선면 정석비행장과 대정읍 신도리, 구좌읍 김녕리 등 다른 예비 후보지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지었다.

성산기상대의 자료를 토대로 연간 안개 일수는 평균 12일로 제주에서 가장 적다는 것이다.

공항 예정지가 천연기념물인 수산굴 입구와 3.2㎞ 떨어져 있고 다른 용암동굴과도 중첩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환경성 평가에서 1등급 평가를 받는 등 성산읍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예정지인 성산읍 온평·신산·난산·수산1리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제주 1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은 이러한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최종 예정지에서 제외된 정석비행장은 성산기상대의 자료가 아닌 해당 비행장의 자료로 안개 일수 등 기상조건을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소유의 정석비행장의 안개 일수가 성산읍보다 더 많아 대상지에서 제외된 것은 잘못된 결론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기상 전문업체인 웨더피아에 의뢰한 기상감정서에서는 정석비행장 기상이 특별히 주변보다 안개 일수가 많은 특이한 기상현상이 나타날 수 없다고 적시됐다"며 "이를 종합해볼 때 정석비행장을 제2공항 후보지에서 제외하기 위해 허위 자료를 의도적으로 끼워 넣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성산읍 예정지에 용암동굴도 없다는 사전타당성 검토의 결론도 의문이 제기됐다.

도민행동은 제2공항 예정지에서 1㎞ 부근 거리에 '모남괴'라는 동굴이 있고 이 동굴이 예정지 밑으로 뻗어 나갈 가능성이 있어 한국지질다양성연구소에 의뢰, 학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모남괴가 거대한 용암동굴 군락 중 하나이며 천연기념물 제467호인 수산굴에서 뻗어 나온 '가지굴'인지도 조사 중이다.

도민행동은 "제2공항 예정부지 선정의 근거가 된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에서 부지와 주변에 모남괴 등 용암동굴에 대한 언급이 없다. 천연동굴은 훼손되면 원형 복원이 불가능한 데다 공항 안전성에도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용역팀을 꾸려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공항 소음 확인하는 수산1리 주민들[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주공항 소음 확인하는 수산1리 주민들[연합뉴스 자료 사진]
'성산읍에 제2공항 절대 안돼'[연합뉴스 자료 사진]
'성산읍에 제2공항 절대 안돼'[연합뉴스 자료 사진]

◇ 주민 의견수렴 절차 무시 '논란'

지난달 7일 열린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호영(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은 "국책사업 시 공론화해 주민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제주도의 미래비전, 국토부 공공갈등 관리 절차 매뉴얼, 국제규범인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매뉴얼을 모두 위반해 제2공항 건설 예정지가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고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예정지를 비공개로 했다지만 정작 발표 전부터 기승을 부린 부동산 투기를 막지 못했고 주민 동의절차도 없어 갈등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측이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수행하던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2공항 부지로 선정된 성산읍 지역에서 거래된 토지거래 건수가 총 3천767건, 734만2천392㎡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1천751건, 404만8천327㎡에 견줘 거래 건수는 115.1%, 면적은 81.4% 증가했다.

2014년 말까지 외지인이 공항 건설 예정지 5개 마을에 보유한 토지가 830필지 272만8천㎡로 확인됐다. 이들 마을 전체 2천465필지 586만1천㎡ 중 필지는 33.7%, 면적은 절반에 가까운 46.5%가 이미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의 손에 넘어갔다.

민자 추진에 대한 현대건설의 로드맵도 공개돼 논란이 됐다.

전현희·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현대건설의 '제주 제2공항 민자 추진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제2공항 건설 추진 일정과 운영 수익 배분 방식, 현대차가 소유한 부근 리조트와의 연계 개발 계획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담고 있다.

전현희 의원은 "특정 대기업의 민영화 공항 추진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제주 제2공항의 민영화 계획에 대해 따져 물었다.

국토부와 제주도는 "정부 재정 투자로 진행하며 민영화를 결정한 바 없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제주 서남부 지역 탐방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 서남부 지역 탐방 [연합뉴스 자료사진]

◇ 경제계 중심 2공항 찬성 분위기 우세

이 같은 논란 속에도 제주공항과 더불어 새로운 공항을 만들어 운영한다는 정부 계획에 대해 도내 기업과 경제 관련 단체 등에서는 찬성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포화에 다다른 제주 항공 인프라 확충을 위한 근본적 방법이며 제2공항이 들어서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2014년 제주 항공수요 조사 연구를 통해 항공수요가 2013년 2천6만명에서 2015년 2천309만명, 2020년 3천211만명, 2030년 4천424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4.4%다.

항공기 이·착륙 횟수도 2015년 한 해 15만1천회에서 2018년 연간 17만2천회를 넘어서게 된다.

2018년이면 시간당 활주로를 이용하는 항공기 편수를 나타내는 '슬롯'(SLOT)이 제주공항의 한계치인 35회에 다다르는 것이다.

슬롯은 한 시간에 활주로에 이·착륙 후 계류장으로 이동하는 항공기 대수를 의미한다. 시간당 최대 35대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용하는 등 슬롯 한계 횟수에 다다르면 1분 40여 초마다 항공기가 제주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셈이다.

올해 연간 관광객이 1천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등 유입 관광객 증가세가 가속화돼 제주공항 조기 포화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려면 서둘러 제2공항을 개항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다.

원 지사는 지난 9월 글로벌 제주상공인 리더십포럼 기조강연에서 "제주공항의 올해 예상 수용 인원은 2천900만명이다. 앞으로 터미널 확장과 복합환승센터 등 아무리 넓힌다 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 인원은 3천100만명이 최고치지만 곧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있는데도 기반시설을 늘리지 않고 억지로 통제를 하는 경우는 단 한 곳도 없다. 수용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지난해 제2공항 예정지 선정을 위한 용역을 실시했고 올해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며 수용 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2공항 개항을 애초 계획인 2025년보다 2년 앞당긴 2023년에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연말까지 진행되는 제2공항 개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는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기본계획 수립 뒤 내년 안으로 제2공항 건설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추진된다. 이후 예산 배정 절차에 돌입, 2018년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 등 사실상의 공항 건설 절차를 밟게 된다.

kos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0 07: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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