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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한미동맹 약화우려…美, 방위비증액 요구"…전문가 전망

김현욱 "트럼프, 동맹도 경제관점…동맹국 부담 늘리려 할 것"
박원곤 "한미동맹 부정적 방향 전개 우려…방위비 분담 정치문제화"
정성윤 "현재 대북제재 국면은 지속 및 강화할 공산 커"
트럼프, 美 제45대 대통령에 당선
트럼프, 美 제45대 대통령에 당선(카불<아프가니스탄>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가게에서 주인이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TV 실황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날 개표 결과 일반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미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9일 트럼프 정부가 동북아시아 지역내에서 미국의 역할을 축소해 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동맹국의 역할 증대를 강조해온 트럼프 정부가 당장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 증액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진용을 구축하는 기간 외교안보 분야 인사들과의 접촉을 늘려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픽>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추이
<그래픽>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추이

다음은 외교 전문가들의 전망 및 조언.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트럼프는 동맹관계를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만큼 동맹국 부담을 늘리려 할 것이다. 아마 아시아 지역 내 미국의 존재감은 약화할 것이다. 동맹국에 대한 안보 지원도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한국이나 일본이 느끼는 안보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미국의 존재감이 약화하고 중국 패권이 강해지면 일본이나 한국이 자체 안보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역내 질서가 불안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은 아직 정리된 입장은 아닌 것 같다. 일단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하고, 중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해서 북한을 개혁시키겠다고 하는데, 그런 것을 보면 현재 공화당이나 민주당 정책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협상을 이끌어 나갈 지 지켜봐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고립주의, 보호무역 방향으로 가서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차원의 경기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트럼프 본인이 정치 경험이 부족해 임기를 시작하고 정책 점검 기간이 6개월 이상으로 길게 갈 것으로 보인다. 그 기간에 우리 정부가 정책적인 피드백을 많이 넣어야 할 것 같다. 트럼프 정부가 대외정책, 아시아 정책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측면이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피드백을 넣느냐에 따라 정책 방향이 조정될 수 있다고 보인다. 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픽> 주한미군 병력 추이
<그래픽> 주한미군 병력 추이

◇ 박원곤 한동대 교수

향후 한미동맹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일단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허용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책임 분담 문제가 계속 얘기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리라는 식으로 나올 수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분담금 문제가 정치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한미동맹 자체를 흔드는 사안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김정은과 대화, 중국 압박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한 것인지 불확실하다. 직접 대화를 얘기했지만 '김정은 같은 지도자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안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노력하다가 잘 안 되면 북한에 대해 관심을 놓을 수가 있다. 사실상 방치할 수가 있는데 그러면 북한 문제는 아주 심각하게 전개될 것이다. 트럼프의 논리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주류학계 이론으로 '역외 균형론'이 있다. 쉽게 말해 미군이 영내 주둔할 필요 없이 역외에 있다가 전쟁에 준하는 상황이 있으면 미국의 이해를 따져서 도와주자는 내용이다. 만약 이런 정책이 실제로 실현되면 미국과 중국의 결정으로 한반도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역외균형론이 대표적인 강대국 논리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미동맹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이 감소할 수가 있고, 그렇게 되면 북한 대응 측면에서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우리로서는 일단 트럼프를 설득해야 한다. 어쨌든 미국은 시스템에 의해 굴러가는 국가여서 미국 의회, 특히 대외 정책에 대해서는 상원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트럼프에 동의하지 않는 측면이 있으니 집중 설득해야 한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를 구성하는 외교국방 분야 인물들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 동맹의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트럼프는 향후 외교안보 진용 구축에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내년 봄에 마무리되면 상반기에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반드시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그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래도 한미동맹의 신뢰가 훼손될 정도의 강한 요구를 할 것 같지는 않다. 우리가 거부했을 때 트럼프가 정치·외교적으로 강압할 수단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이미 말한 부분이 있어서 협의는 하겠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기적으로는 내년 10월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간 연례안보협의회의(SCM)를 지켜봐야 한다. 한미동맹이 충돌을 일으킬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우리가 미연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 대북 정책 관련해서는 외교, 국제 정책 전반을 아우르면서 공화당에 영향을 미치는 인사들을 보면 대북 강압 외교를 줄기차게 주장했던 사람들이다. 결국 트럼프가 당선돼도 현재 제재 국면은 지속 및 강화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북미 관계는 대화를 통한 타협 가능성은 이야기하기 난망한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서는 트럼프의 외교안보 전문가 인맥만 찾는 측면이 있는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트럼프 캠프내 재무부·상무부 인사들을 봐야 한다. 이들의 역할이 결국 대북 제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의 수사만 믿고 우리의 자체 핵무장론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가 섣불리 핵무장론을 꺼내면 상상 이상의 정치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가 있다. 트럼프의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면서 정책적 관심을 보이거나 여론을 환기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hapyr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9 16:4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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