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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의 목마' 코미 FBI 국장…민주당서 축출 시도

'총대' 맨 밸러리 재럿…오바마는 후폭풍 우려 미온적
"강직하고 능력있는 법조인" vs "정파적 기회주의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내에서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 재착수를 선언한 제임스 코미(56)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쫓아내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민주당 고위 인사 가운데 '코미 축출'에 가장 적극적인 인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문고리 권력'이자 최장수 실세로 통하는 밸러리 재럿(59) 백악관 선임고문이라고 폭스뉴스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좌)과 밸러리 재럿 선임고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좌)과 밸러리 재럿 선임고문

뉴욕포스트도 백악관 소식통의 언급을 인용해 "재럿 고문은 '코미 국장이 선거 과정에 의도적으로 개입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2일 '나우디스뉴스' 인터뷰에서 FBI 재수사 논란과 관련해 "수사에는 어떤 기준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수사는 부정확한 정보, 누설 등으로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죄 혐의가 있다는) 구체적인 결정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FBI 수사 태도를 공개로 비판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코미 국장 해임 시 야기될 후폭풍을 우려해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내에서 코미 국장 축출 압박에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는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2013년 6월 백악관 내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자신이 직접 코미 국장을 지명했기 때문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5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부 부장관을 역임한 코미를 FBI 국장으로 내정했다. 임기는 10년인 2023년까지다.

당시 백악관을 비롯해 민주당 내에서는 막강한 권한을 보유한 FBI 국장에 공화당 인사를 지목한 오바마 대통령의 진의를 놓고 설왕설래가 적지 않았다.

당초 FBI 국장으로 리사 모나코 백악관 국가안보 대테러 보좌관이라는 유력한 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악관과 민주당 일각에서는 코미 국장이 '트로이의 목마'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코미를 발탁한 배경에는 법무부 부장관 재임 시절인 2004년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매파들의 불법 도청 프로그램 계획을 온몸으로 저지한 '강직함'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코미 국장은 엔론사의 최고경영자이자 조지 W 부시의 친구인 케네스 레이를 '분식 회계' 혐의로 잡아넣었고, 뉴욕 연방검사 재직 시에는 유명 방송인 마사 스튜어트를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충성심보다는 코미의 능력과 평판을 높이 사 그를 FBI 수장으로 임명한 셈이다.

미국 대선 개입 논란 코미 FBI 국장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 대선 개입 논란 코미 FBI 국장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하지만 코미 국장은 올해 클린턴 이메일 수사로 민주·공화 양측으로부터 '정파적'이라는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됐다. 양측으로부터 '기회주의자'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그가 지난 7월 1년여에 걸친 이메일 수사를 종결하며 불기소 결정을 내리자, 하원 공화당은 청문회를 열어 그를 5시간 넘게 추궁했다.

코미 국장은 답변에서 "지금은 아니지만, 성인이 된 후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공화당원이었다"면서 "FBI는 결단코 정치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 11일을 앞둔 지난달 29일 미 의회 감독위원회 지도부에 보낸 서신에서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착수 방침을 밝히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더욱이 코미 국장의 클린턴가(家) 수사가 이번 재수사까지 포함하면 4번째라는 점도 화제를 낳았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코미는 그 직책에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내년 초 미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에 취임할 척 슈머 의원은 "코미 국장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마이크 맥콜(공화)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코미를 '영웅'으로 칭하며 "코미 국장을 축출하려는 시도는 비겁한 짓"이라고 했다.

한편 클린턴은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은 코미 국장의 향후 거취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 이슈에 대해서는 절대 말하지 않겠다"면서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jongw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5 05: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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