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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메이 총리 "판결로 브렉시트 협상 일정 틀어지지 않을 것"

송고시간2016-11-04 19:00

노동당·여당 일부 등 EU 잔류파 "협상 조건들 내놓으라" 압박

대법 확정시 승인안 내용 놓고 메이-의회 줄다리기로 차질 가능성

정부측 "승인안 질문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질문으로" 정면돌파 시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간)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전화통화에서 고법 판결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일정이 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들은 익명의 총리실 관리들을 인용해 메이 총리가 융커 위원장에게 애초대로 내년 3월 말까지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존 토머스 잉글랜드·웨일스 수석판사 겸 고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고법 재판부는 전날 정부가 EU 탈퇴 절차인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려면 의회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리스본조약 50조는 "탈퇴를 결정하는 회원국은 유럽이사회에 그 의도를 통지한다. 연합은 장래 관계를 위한 틀을 고려하고 해당국과 탈퇴에 관한 협정에 대해 교섭하고, 이를 체결한다" "제조약은 탈퇴협정 발효일로부터 또는 통지 후 2년째 되는 해부터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메이 총리는 그간 의회 승인 없이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겠다고 해왔다.

정부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항소키로 했다. 대법원은 내달 중 판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판결은 고법 재판부 3인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현재 관심의 초점은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할 경우 내년 3월까지 브렉시트 협상을 개시하려는 메이 총리의 계획이 이행될 수 있을지에 쏠려있다.

정부가 최종적으로 패소하면 정부는 의회에 법안 형태로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BBC 방송은 예상했다.

문제는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등 야권과 여당인 보수당 일부 의원 등 EU 잔류를 지지한 세력이 브렉시트 협상 조건들을 담으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전날 "노동당은 EU를 떠나기로 한 국민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판결은 정부가 의회에 협상 조건들을 지체 없이 가져와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코빈 대표는 "브렉시트 조건들에 대해 의회에 투명성과 책임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당 위트크로프트 상원의원도 "브렉시트 모습이 더 명확해지기 전에는 50조 발동을 미루는 게 맞다. 나처럼 생각하는 다른 상원의원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메이 총리가 이민 억제를 위해 EU 단일시장과 관계를 끊는 '하드 브렉시트'를 추구하려 한다는 추측들이 쏟아져나오면서 EU 잔류 지지파 의원들이 메이 총리에게 협상 입장을 밝히라고 압력을 높이는 와중에 나왔다.

일간 가디언은 노동당이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을 위한 여하한 의회 표결을 정부가 협상 조건에 대해 더욱 투명해지도록 하는 수단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50조 발동을 위한 의회 표결에 던져질 내용을 놓고 메이 총리와 의회가 줄다리기하면서 내년 3월 말께 협상을 개시하려는 메이 총리의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결정을 무효로 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막을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EU 잔류를 지지하는 의원들에게 반대표를 던지려면 던져보라는 식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를 시사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관측했다.

이와 관련, 정부 측 제러미 라이트 법무상은 지난달 열린 고법 심리에서 원고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하원 표결은 지난 6월 국민투표에서 물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놓고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U 잔류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국민이 내린 결정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부담을 안기는 표결을 주장한 것이다.

메이 총리는 협상 전략 공개는 협상 전력을 약화할 것이라며 의회에 정부와 '논의'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는 선에서 양보했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가 계획대로 브렉시트 협상 일정을 끌고 가려면 여당인 보수당 내 '하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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