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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근현대사의 흐름 속 대중의 욕망과 힘을 들여다보다

송고시간2016-11-04 14:57

신간 '한국대중문화사' 1·2권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 한국인들은 좋든 싫든 대중문화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최신 유행가부터 퇴근 후 지친 심신을 달래며 보는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그리고 각종 영화와 공연 등 대중문화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땅에 대중문화와 그 주체가 되는 대중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대중음악 평론가 강헌은 신간 '한국대중문화사'를 통해 100년 남짓한 한국의 대중문화사를 그 뿌리부터 전방위로 뻗어 나간 줄기까지 폭넓은 시야로 조명한다.

전체 4권으로 기획된 시리즈 가운데 먼저 나온 1·2권에서 저자는 대중문화를 "20세기 이후 지구촌에서 가장 강력한 헤게모니를 지닌 어떤 예술 행위이자 생활양식의 총체"로 규정한다.

또 대중에 대해 "이 절대다수의 피지배계층은 숱한 정치·경제적 좌절과 사회문화적 절망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욕망을 생성하고 소비하는, 그 이전의 인류 역사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규모의 거대 집단으로 성장한다"고 말한다.

'한국대중문화사'는 이런 시각을 바탕으로 근대사의 분수령이 된 동학농민혁명(1894년)에서 시작해 대중문화에 대한 억압과 통제가 정점을 찍은 박정희 정권 시기(1975년)까지를 서술한다.

이 책은 저자가 이어온 강연 '다이내믹 코리아의 종횡무진 대중문화사'의 녹취록을 바탕으로 했는데 강연 제목처럼 근현대 역사와 문화 전반을 다방면으로 누빈다.

단순히 개별적 사실이나 정보를 나열하기보다는 한 시기의 큰 흐름을 짚어내고 당대를 풍미한 대중예술 작품들이 이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흡인력 있게 제시한다.

근대 대중문화사의 첫 장면의 경우 새로운 시대를 향한 민중의 열망과 결합했다는 점에서 동학과 기독교를 근대 대중문화를 이끈 두 동력이라고 통찰하고, 동학의 노래와 개신교 찬송가의 의미를 통해 이를 뒷받침한다.

'새야새야 파랑새야'가 동학 조직의 확대에 힘입어 민요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 전국구 유행가가 되었으며, 찬송가가 서양음악 등 서구 문화의 이식 창구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주로 음악평론가로 알려졌지만, 이 책의 대상 분야가 대중음악에 그치지는 않는다.

국문학과 음악을 전공하고 영화·공연판을 누비며 다양한 분야의 대중 강연을 해온 '르네상스 맨' 답게 소설 등 문학과 영화, 스포츠, 패션, TV와 라디오 등 매스미디어 등 문화 전반의 요소들을 아우른다.

2권에서는 해방 이후 유입된 미군 문화와 이승만과 박정희 등 독재 정권의 억압, 그에 맞서는 과정에서 나타난 새로운 문화현상들을 다룬다.

미군 부대의 영향으로 대중음악의 주도권이 트로트에서 팝으로 넘어가고 여성 노동자들이 영화에서는 '고무신 관객'으로, 가요에서는 '오빠부대'로 대중문화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다. 또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정권의 파시즘적 동원문화에 대항해 대학가에서는 '아침이슬'로 대표되는 청년문화가 대두한다.

저자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격동과 혼란의 근현대사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래하고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대중의 힘을 드러낸다.

이봄. 1권 336쪽·2권 316쪽. 각권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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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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