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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정국' 野대권구도 출렁이나…'메시지' 경쟁 가열

선두주자 문재인, 말 아끼며 신중 행보…중도층 끌어안기 포석
安·朴 등 후발주자들 초강경 메시지…이재명 부상에 판도변화 조짐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지명 국면에서 저마다 차별화된 대여(對與) 메시지를 내놓으며 존재감 부각에 나서고 있다.

지지율 선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하야'라는 직접화법을 구사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를 쫓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은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현 정국 상황이 야권 주자들의 선명성 경쟁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특히 발언수위가 가장 높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면서 이번 국면이 야권의 대선 경쟁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
문재인 전 대표

문 전 대표는 3일 청와대 비서실 인선에 대해 구체적 반응을 하지 않는 등 말을 아꼈다. '야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요구 여론이 높은데…'라는 질문에도 묵묵부답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정치적 해법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다면 저도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야권의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권 내 문 전 대표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국민과 야권의 하야·탄핵요구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헌정중단에 대한 국민 불안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발언이 갖는 무게감이 큰 만큼 더 책임있게 가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의 정서와 궤를 같이 하면서도 중도층 포용까지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철수 의원
안철수 의원

반면 안 전 대표는 전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박 대통령의 하야를 거듭 촉구하며 "헌법을 파괴한 대통령을 하루빨리 물러나게 하고 오직 국민의 힘으로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정의의 길로 용감하게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안 전 대표가 국회 입문 후 대표연설을 제외하고 본회의 자유발언을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전날 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던 박 시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범죄가 분명하다면 얼마든지 탄핵 등의 길이 열려 있는 것"이라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박 시장은 '조기 대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국민의 요구와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시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원색적 표현을 주저하지 않고 있는 이 시장은 이날도 페이스북 글에 탄핵절차 착수를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 시장은 "광화문 하야 촉구 촛불을 박근혜 탄핵, 새누리 해체 횃불로 바꾸자"라고도 했다.

김부겸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김 총리 내정자에 대해 "충심을 이해하지만 지금의 난국을 풀어갈 해법은 사람과 능력에 있는 게 아니라 절차와 명분에 있다. 총리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국회 추천을 받아 총리를 임명하라고 고언했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 나서야 한다. 야당이 거리에 서게 되면, 국민이 직접나서면 촛불은 항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의 강공 드라이브는 최근 선명성을 앞세워 지지율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이 시장을 견제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천518명을 상대로 실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는 이 같은 판도의 미세한 변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문 전 대표가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0.6% 포인트 오른 20.9%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치고 15주째 만에 1위로 올라섰고, 반 총장은 같은 기간 4.4% 포인트 하락한 16.5%로 2위로 내려앉았다.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 전 대표는 0.2% 떨어진 10.3%로 그 뒤를 이은 가운데 이 시장은 3.8% 포인트 상승한 9.7%로 치고 올라와 안 전대표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뿐만 아니라 박 시장(5.7%)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런 가운데 대선주자들이 지나치게 선명성 경쟁을 벌이면서 당과 엇박자가 연출된다는 지적도 일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는 별개로 움직여야 한다. 대선후보는 나름의 득표전략을 갖고 독립적으로 뛰는 것이며, 그 활동을 자유롭게 보장해주는 게 맞다"며 "당과 대선후보는 서로 분리하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역할분담론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의 한 중진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국면이 주자간 지나친 선명성 경쟁으로 흐르는 게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의원
김부겸 의원

hanks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3 19:0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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