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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혼미해진 정국…김병준 '협치' 회견에도 野서 '하야론' 확산

새누리 "책임총리 의지 밝혀 거국내각 이룬 것"
민주당 "불통총리의 의미 없는 말", 국민의당 "무대위의 광대"
인사청문회 이뤄질지 미지수…김 내정자 야권 설득이 결정적 변수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배영경 류미나 서혜림 기자 = '최순실 정국'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돈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거국내각'과 '협치'를 골자로 하는 국정운영의 구상을 밝혔지만, 야권 내에서는 오히려 대통령 퇴진론이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정국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김 내정자의 이날 회견에 대해 "야권이 요구해온 거국중립 내각이 사실상 수용됐다"고 평가하며 협력을 촉구했다. 김 내정자가 박 대통령의 수사와 탈당 가능성, 국정교과서 백지화 등 대통령에 대한 권능과 지위 뿐 아니라 현 정부의 핵심과제까지 건드리고 나왔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김 내정자의 회견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 야당에 사전 의견을 구하지 않은 박 대통령의 지명 방식과 과정부터 비판하고 나섰다. '하야 강경론'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여기에 여당 내에서도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지명절차를 문제 삼으며 야당과 유사한 의견을 보이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이정현 대표를 포함한 친박계 주류의 입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어놓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체가 성립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야권으로부터 얼마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느냐에 따라 사상 초유의 '거국내각 정국'이 현실화될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내정자가 곧 야권 설득에 나설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좌측부터 정진석 원내대표와 이정현 대표
좌측부터 정진석 원내대표와 이정현 대표

◇ 친박 지도부 '긍정평가'…비박계 여전히 반발 =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총리 내정자는 책임총리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밝혔고, 국회를 존중하고 협의하겠다는 자세도 천명했다"면서 "김 내정자를 인정하는 것은 야당이 진정으로 난국을 극복하고 국정안정을 바라는지 그 진정성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을 보면 모든 권한을 갖고 말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앞으로 정치권에서 대화가 가능한 인물로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 비박계 의원은 "대통령이 또다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에 대해서 유감 표명을 하고 김 내정자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고 하는 게 맞다"면서 "야당을 설득하는 제스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형식과 절차를 거치지 않고는 아무리 훌륭한 분을 모셔와도 쉽게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대통령이 아직 국민의 마음이나 여야의 분위기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 청와대는 '침묵'속 野호응 기대 = 청와대는 김 내정자가 경제·사회정책을 통할하고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김 총리 지명을 놓고 야권이 "불통개각"이라며 강력히 반대하는 만큼 향후 총리 인준 등을 고려해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참모들은 "책임총리로서 정국을 수습하려는 의지를 진솔하게 보여줬다", "책임총리의 역할과 향후 거국중립내각 구성 방법까지 요점을 잘 설명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한, 김 내정자가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및 대통령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한 데 대해선 "총리 입장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처해 나가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 아니겠냐"고 한 참모는 말했다.

청와대로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당 대표시절 각을 세웠던 노무현 정부 인사를 발탁하는 파격 카드를 제시한 만큼, 김 내정자의 구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 야권, '의도적 무시' 전략…퇴진론 확산 = 반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통 대통령께서 문자로 내려보낸 불통 총리 아니냐"면서 "국회를 무시한 채로 지명을 강행한 총리이니 나머지 말씀이야 다 의미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
민주당 추미애 대표

안규백 사무총장도 "청문회도 거치지 않았는데 총리가 된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잘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의원 31명이 공개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단 의사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현 국면에 특별한 돌파구가 나오지 않을 경우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에게 내치, 외치 분담이니 내각책임제 실험 운운하면서 애써 자신의 인선경위를 설명하는 모습은 오로지 대통령을 위한 국면전환용으로 보일 뿐"이라면서 "박 대통령을 위한 무대 위의 광대"라고 비판했다.

aayys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3 19: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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