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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W, 자사 나치전력 연구자 해고논란…'너무 많이 폭로했나'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VW)에서 나치 부역 과거를 연구하던 역사학자가 돌연 그만둬 논란이 일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18년 동안 역사학자를 지원해 세계 2차 대전 당시 수천 명을 강제 노역에 동원했던 사실을 스스로 밝혀 왔다.

볼프스부르크 공장 개소식에서 축사하는 히틀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볼프스부르크 공장 개소식에서 축사하는 히틀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에서 이 연구를 담당했던 역사학자 만프레트 그리거 박사가 최근 돌연 회사를 떠났다.

그가 사임한 것인지, 회사가 해고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양측이 상호 계약에 따라 함구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거는 지난해 폴크스바겐의 자회사인 아우디의 2차 대전 당시 노동 관례에 대해 518쪽에 달하는 비판적인 보고서를 내놨고, 이것이 그가 폴크스바겐을 떠난 데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이 보고서에서 그리거 박사는 아우디의 나치 부역과 강제 노역이 과소 평가됐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와 2014년 출판된 해당 연구는 지난 8월 말 독일의 유력 경제 주간지가 언급하기 전까지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역사학자 75명은 공개서한을 통해 "학술적 차원에서 간단한 논의가 있었을 뿐인데 그리거는 엄격한 통제 아래 놓이게 됐고, 학문적 자유를 제약당했으며 결국 떠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폴크스바겐이 1970년대 브라질 군부 독재에 협력한 혐의 등 다른 과거사 조사를 계속 추진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이런 의혹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회사는 "사실은 폴크스바겐이 그리거 박사의 성과를 인정하고 그가 해 온 일에 감사한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꾸준히, 정직하고 강력하게 과거사를 규명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역사학자 공개서한에 서명한 하르트무트 베르크호프 괴팅겐대학 경제사회역사연구소 교수는 폴크스바겐의 대응이 모르쇠로 일관했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초기와 비슷하다며 대중에 대한 대응이 투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고 NYT는 전했다.

폴크스바겐의 전 이사와 노동자 대표도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반발했고, 독일 기업의 나치 부역을 연구하는 다른 역사학자 2명도 폴크스바겐이 "계몽자를 없앤 것"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칼럼을 발표했다.

폴크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 [EPA=연합뉴스]
폴크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 [EPA=연합뉴스]

많은 독일 기업들이 나치 시절 행적을 인정하던 1990년대 폴크스바겐도 역사학자들의 과거사 연구를 지원했다.

폴크스바겐의 지원을 받은 그리거 박사는 1996년 한스 몸젠과 함께 2차 대전 당시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군수품을 생산하면서 대규모 강제 노역을 동원했다는 방대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후 그리거 박사는 폴크스바겐의 기록 보관소를 관리하면서 회사가 오랫동안 공개하길 꺼려왔던 정보를 학자와 기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당시 연구로 창업주인 포르셰와 피에히 일가와 관련한 난처한 정보 등 회사가 예상했던 것 이상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리거와 몸젠의 '히틀러 치하의 폴크스바겐의 공장과 노동자들'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의 핵심 생산 공장인 볼프스부르크는 나치의 계획에 따라 '비틀'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페르디난트 포르셰의 지휘 아래 설립됐다.

여기서 무기와 군용 차량 등을 생산했으며 부족한 노동력은 점령한 나라에서 강제 징집하거나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에서 동원했다. 이들은 나치 친위대의 감시 아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사소한 위반에도 매질이나 총살을 당했다.

또 포르셰의 사위인 안톤 피에히는 정규군 기준에 미달하는 성년과 소년으로 조직된 민병대인 '폴크스투름'을 지휘하면서 동맹군의 공격에 저항하는 최후의 방패막이로 내몰았다.

이들은 1951년, 1952년 사망할 때까지 한 번도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mih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3 16: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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