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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리스크> 경제정책 리더십 표류…내년 살림도 '흔들'

임종룡 부총리 임명까지 험로…'경질' 유일호가 자리 지켜야
2017년 정책방향 구심점 잃어…예산안 졸속심의 우려 커져
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연합뉴스TV 제공]
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연합뉴스TV 제공]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민경락 기자 =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우리 사회 전반을 강타하면서 그 여파가 '최순실 리스크'라는 형태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가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흔들리는가 하면 안그래도 불안한 시기에 경제사령탑도 부재한 현실을 가져와 신속하고 정교한 정책수립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당장 이루어져야 할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 수립과 예산안 처리 등 중대한 경제 현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할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과 금리 인상 전망 등 대외리스크까지 겹쳐 한국 경제는 높은 파도 속에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 '경질' 유일호가 기약 없이 경제수장 맡는 아이러니

청와대가 부총리 교체 방침을 밝혔지만 후임자 인선 과정에 험로가 예상되면서 경제정책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4기 경제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중책이 맡겨진 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3일 금융위원장 사무실로 출근, 청문회 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전날 야당이 이번 개각 대상에 대한 청문회 보이콧 방침을 밝히면서 정치권 반발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차후 청문회 일정이 잡힌다 해도 임 내정자가 취임한다는 보장도 없다.

임 내정자가 금융위원장 취임 당시 제기됐던 위장전입·다운계약서 의혹을 야당이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크고, '여소야대' 국회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진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대통령이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 당분간 정책 방향타를 놓을 수 없게 된 유일호 경제팀의 정책 추진동력은 점차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가 안팎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간 유일호 현 부총리는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가계부채와 구조조정 등 현안에 대해 발 빠른 대응을 못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경제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서야 뒤늦게 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하는가 하면, 현안에 대한 부처 간 조율 과정에서 이견이 외부로 알려지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개각 결정으로 경질이 기정사실로 된 유 부총리가 기약도 없이 경제수장 자리를 지켜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유 부총리는 이런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물러나는 날까지 흔들림 없이, 국민 걱정 끼치지 않도록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직이 어수선해서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질 경우 순발력 있는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새 경제팀이 떠안는 '최순실 리스크'는 더욱 커 보인다.

◇ 내년 정책 방향 혼란, 예산심사는 지연·졸속

당장 가장 큰 문제는 다음 달 발표될 내년 경제정책 방향이다.

통상 정부는 각 부처와 협의를 거쳐 이듬해 경제정책 방향을 12월 중순께 발표해왔다.

지난해에도 '2016 경제정책 방향'은 새해를 보름여 앞둔 12월 16일 발표된 바 있다.

예년 스케줄 수준이라면 내년 경제정책 방향 발표까지는 한 달 남짓 남은 셈이다.

따라서 기획재정부는 지금쯤 청와대에서 제시한 기본적인 틀을 바탕으로 각 부처와 정책 조율에 한창이어야 하지만 지난달 24일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런 움직임은 멈췄다.

개각 발표 이후에는 유 부총리가 곧 '떠날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내년 경제정책을 설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지만 미국 금리 인상,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 돌발변수가 산재한 상황에서 이임을 앞둔 부총리가 치밀한 전략을 내놓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상 최초로 400조를 돌파한 내년 예산안 심의는 이미 졸속심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주 국회에서 진행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는 최순실 사태에 대한 질의로 대부분 채워졌다.

그나마 일부 예산안에 대한 질의는 대부분 지역 민원에 관련된 것들이 많았고 주요 정책에 대한 예산 질의는 최순실 사태 관련 질의에 묻히고 말았다.

헌법상 예산안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까지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소위원회 심사 등에서도 최순실 파문이 계속되면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예산안 심의가 길어지면 그만큼 내년 초 집행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칫 골든타임을 실기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외부 상황과 무관하게 내년 경제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며 후속 인사 등 청와대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경제부처의 한 공무원은 "사실 최순실 이슈 등에 대해서는 다들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많지만 일절 언급을 꺼리고 있다"며 "어수선한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d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3 1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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