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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이상적인 '전원'의 모습을 그리다

정명훈·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정명훈·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서울=연합뉴스) 최은규 객원기자 = 일찍이 베토벤은 자신의 교향곡 6번 '전원'을 가리켜 "이 곡은 전원의 회화적인 묘사가 아니라 전원에서의 즐거움이 마음속에 환기하는 갖가지 감정 표현"이라고 말했지만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빈필)의 연주로 듣는 전원 교향곡은 그림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했다.

음표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현악기군의 연주 덕분에 흐르는 시냇물의 물결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고, 팀파니의 인상적인 악센트만으로도 폭풍의 가혹함이 충분히 전해졌다. 색감이 강한 유화라기보다는 섬세하고 투명한 수채화에 가까웠던 빈필의 전원 교향곡은 이상적인 전원의 모습이자 편안한 자연 그 자체였다.

아마도 지난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빈필의 연주를 지켜본 음악애호가라면 특유의 고상한 음색으로 표현된 베토벤과 브람스의 교향곡을 들으며 새삼 고전음악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을 것이다.

호른이나 오보에 등의 관악기도 자신들만의 것을 고집하며 고풍스럽고 기품 있는 음색을 유지하고 있는 빈필은 이번 공연에서 그야말로 고전음악 연주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자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고 극적인 표현을 더해 베토벤과 브람스의 교향곡이 좀 더 다채로운 표정을 띠게 되었다.

지휘자 정명훈·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지휘자 정명훈·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공연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정명훈 지휘의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공 모습 2016.11.3 [크레디아제공]

전체 5악장으로 이루어진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은 '전원에 도착했을 때의 유쾌한 기분'을 나타내는 1악장 도입부의 주제에서부터 주제의 후악절이 여유 있게 연주돼 좀 더 느긋하고 감미롭게 전해졌다.

또 4악장 '폭풍' 장면에서 5악장으로 이어지는 연결부에선 바흐의 코랄 '내 약한 영혼을 일깨우소서'의 선율을 인용한 오보에의 의미심장한 연주 덕에 5악장의 '폭풍이 지난 후의 감사한 마음'이 더욱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들려왔다.

비록 '농부들의 즐거운 모임'을 나타낸 3악장에서 호른을 비롯한 목·금관 주자들의 연주가 다소 흔들리기는 했으나, 호른의 실수마저도 농부들의 즐거운 기분을 거칠게 표현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빈필의 음색은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과 잘 어우러졌다.

공연 후반부에 연주된 브람스 교향곡 4번에서는 1악장 도입부를 여는 현악의 주제 선율에서부터 비범함이 느껴졌다.

이 주제는 한 지휘자가 '마치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 같다'고 표현한 유명한 주제로, 빈필의 연주야말로 이런 표현과 완전히 일치했다.

빈필의 제1바이올린 주자들은 1악장 도입부를 거칠고 큰 소리가 나오기 쉬운 '하행궁', 즉 활을 아래로 내려긋는 운궁으로 도입부를 시작했음에도 그 음색이 비단결처럼 부드러웠고 불필요한 악센트도 전혀 없었다.

정명훈은 1악장 후반부의 템포를 역동적으로 이끌어가며 이 교향곡에 잠재된 강렬한 에너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렸으며, 주제와 30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4악장에서는 각각의 변주의 표정을 다채롭게 살려낸 해석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4악장 중간부의 제12변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루트 솔로는 다소 느린 템포로 연주되기는 했으나 세부 표정이 살아나면서도 과장이 없는 아름다운 연주로 감탄을 자아냈다.

중간부를 거쳐 다시 처음의 템포로 되돌아오는 제16변주에서 정명훈의 템포 루바토(tempo rubato, 악곡의 템포를 임의로 변화시키는 것)가 다소 과한 듯 다가왔지만, 이후의 변주들이 좀 더 역동적으로 전개되면서 이 교향곡 특유의 비극적이고 어두운 분위기가 잘 살아났다.

브람스의 교향곡 연주가 모두 끝난 후 정명훈과 빈필은 환호하는 관객을 위해 브람스의 교향곡 악장 중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교향곡 3번의 3악장과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1번을 앙코르로 연주해 갈채를 받았다.

herena88@naver.com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3 15: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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