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시카고 컵스, 해결사 엡스타인 영입해 '염소의 저주' 깼다

'밤비노의 저주' 푼 엡스타인 사장, 체계적 리빌딩으로 우승 전력 구축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 8-7 승리…108년 만의 우승
컵스, 108년 만의 우승 (EPA=연합뉴스)
컵스, 108년 만의 우승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구 상에서 가장 슬픈 팬으로 불렸던 시카고 컵스 팬들이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컵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7전 4승제) 최종 7차전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8-7로 제압했다.

컵스는 4차전까지 1승 3패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5, 6, 7차전을 모두 쓸어담고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드라마와 같은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컵스는 이로써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이라는 오명에 종지부를 찍었다.

1908년 통산 두 번째 우승 이후 무려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컵스는 그동안 팀을 옭아맸던 '염소의 저주'에서도 마침내 풀려났다.

컵스의 오랜 우승 한은 '염소의 저주'로 잘 알려졌다.

컵스는 1908년 이후 1910년, 1918년, 1929년, 1932년, 1935년, 1938년, 1945년 등 7차례나 더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패했다.

7번째였던 1945년의 일이다. 그해 컵스는 월드시리즈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우승을 놓고 다퉜다.

월드시리즈 4차전, 컵스의 운명을 바꿔놓은 사건이 발생한다.

빌리 시아니스라는 이름의 컵스 팬이 '머피'라는 이름의 애완용 염소를 구장에 데려왔다.

주변 사람들은 "냄새가 난다"며 불평했고, 시아니스는 머피와 함께 리글리필드에서 쫓겨났다.

분노에 찬 시아니스는 구장을 떠나면서 "망할 컵스, 다시는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시아니스의 저주는 현실이 됐다. 컵스는 4차전에서 1-4로 졌고, 5차전과 7차전까지 내주면서 결국 3승 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컵스는 이후 지난해까지 월드시리즈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1969년에는 2위와 승차를 17.5게임까지 벌려놓으며 1위를 달렸지만 9월 10일 뉴욕 메츠 원정경기에서 경기 도중 검은 고양이가 경기장에 나타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컵스는 거짓말처럼 급격한 슬럼프를 겪으며 결국 2위로 시즌을 끝내고 말았다.

월드시리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것은 2003년이었다.

엡스타인 컵스 사장(오른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엡스타인 컵스 사장(오른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이끈 컵스는 케리 우드, 마크 프라이어 등 '영건'들의 활약과 새미 소사를 중심으로 한 타선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중부지구 1위를 차지한 뒤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3승 2패로 앞섰다.

1승만 더하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6차전에서도 3-0으로 앞서 있었다. 그런데 8회 1사 2루, 루이스 카스티요의 타구가 3루 쪽 외야 파울 지역을 향했다.

좌익수 모이세스 알루가 따라갔고 파울 담장 넘어 관중석 쪽으로 몸을 날리며 글러브를 내밀었다.

그런데 그때 컵스의 팬이던 스티브 바트만이 그 공을 먼저 가로채 버렸다. 아웃 대신 파울이 선언됐다.

투수 프라이어는 급격히 흔들렸고, 경기는 3-8로 뒤집혔다. 컵스는 7차전마저 역전패를 당하며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했다.

'염소의 저주'를 풀기 위해 별짓을 다 했으나 효력을 보지 못한 컵스는 2011년 테오 엡스타인 사장을 데려왔다.

엡스타인은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으로 '밤비노의 저주'를 깬 바 있다.

엡스타인 사장은 단기적인 전력 강화로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속에 천천히 팀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컵스는 2012년부터 3년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엡스타인 사장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2016년 우승을 목표로 젊고 재능이 넘치는 야수를 키워가며 기틀을 다졌다.

목표로 했던 2016년이 되자 자유계약선수(FA) 영입과 과감한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었다.

1989년에 제작된 영화 '백투더퓨처 2'에서 2015년 메이저리그 우승팀으로 컵스가 설정돼 지난해 정말로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가 기대가 컸지만, 엡스타인 사장은 단호히 이야기했다. 자신들의 목표는 2016년이라고.

과거 컵스 구단은 여러 차례 시아니스 가문 측에 요청해 리글리필드에 염소를 데려왔으나 올해는 시아니스 가문과 연락을 끊었다.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어떤 이벤트도 열지 않았다.

올 시즌 컵스는 103승 58패(승률 0.640)라는 압도적인 승수를 올리며 1945년 이후 71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마침내 그토록 바랐던 우승을 일궈냈다.

지금까지 컵스의 실패는 '염소의 저주'라는 이름으로 포장됐지만 결국 미신에 가까운 그 저주를 푼 열쇠는 팀의 체계적인 노력이었던 셈이다.

chang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3 13:54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