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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과 K스포츠 70억 논한 부영 탈세 '느림보 수사'

특수1부, 국세청 탈세 고발 이후 7개월 동안 지지부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국세청 세무조사를 거쳐 탈세 혐의로 고발된 부영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비선실세' 정국에서 입방아에 오른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60)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의혹을 받는 K스포츠재단에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부영이 거액을 투자하려 했기 때문이다.

부영은 지난해 12월께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중근 회장 측의 조세포탈 혐의가 포착됐다. 국세청은 당초 1천억원대 세금을 추징하고 검찰에 수십억원대 탈세 혐의 부분을 고발했다.

최근 공개된 회의록을 보면 이 회장은 세무조사가 진행되던 올해 2월 서울 한 호텔에서 K스포츠 정현식 전 사무총장 등을 만나 재단 출연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재단 출연에 깊숙이 관여한 의혹을 받는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최씨 측 인사로 꼽히는 박모 재단 과장도 참석했다. 당시 안 수석은 경제수석이었고 이후 5월에 정책조정수석으로 옮겼다.

부영은 K스포츠재단에 3억원을 이미 냈는데도 정 전 사무총장은 체육인재 육성사업 지원을 위해 70억∼80억원을 추가로 지원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이 회장은 "최선을 다해서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만, 저희가 현재 다소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이 부분을 도와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요구했다.

재단 관계자는 회의 내용을 최씨에게 보고했으나 '조건을 붙여서 한다면 놔두라'는 최씨의 '지시'에 부영의 기금 지원이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세청은 캄보디아 등 해외 계열사를 동원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세무조사를 벌였다. 부영이 국민주택 분양가를 부풀리는 등 수법으로 거액을 탈세한 의혹도 집중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결과를 토대로 국세청은 올해 4월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부영그룹을 내사했다는 얘기가 돌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됐다. 이 때문에 탈세 외에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가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수사는 착수 6개월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수1부는 부영 수사에 착수한 이후 터진 법조계 비리 사건을 떠맡은 탓에 더디게 진행됐을 뿐 아무런 의혹은 없다고 해명한다. 실제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최유정 변호사의 수임료 다툼으로 촉발된 '법조 비리' 사건을 수사했다.

전관 출신인 최유정, 홍만표 변호사가 잇달아 구속되고, 정 전 대표에게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현직 부장판사가 9월 구속되기도 했다.

이 수사가 대략 마무리되고서 부영 수사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특수1부는 새로운 업무를 떠안게 됐다.

특수1부 인력이 최순실씨 의혹을 파헤치는 특별수사본부에 합류하면서 부영 수사는 사실상 중단된 것이다.

따라서 부영은 탈세 사건보다 재단 출연금 관련 조사를 먼저 받을 공산이 커졌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기업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기로 한 검찰은 조사 대상이 많아 전담팀을 두고 기업을 나눠 조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부영 수사를 담당한 부서가 연이어 대형 수사에 투입됐다는 검찰 해명에도 불구하고 액면 그대로 믿지 못한다는 시선도 적잖다. 수십억원대 탈세혐의 고발사안을 무려 7개월이나 끌었기 때문이다.

부영과 K스포츠가 추가 출연 금액 등을 놓고 거래할 당시 실세의 개입으로 수사 시기를 실기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한편 이에 대해 부영 측은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 제안을 받은 시기와 세무조사 시기는 국세청이 검찰에 고발하기 전이었으며, 추가 지원 제안도 거절했다"면서 "실세 개입에 의한 수사 지연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공개된 회의록 내용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song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3 13: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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