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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매니저에서 '당구장 주인'된 목사님(종합)

'대전 주은당구클럽' 운영 김영진 목사 "수익은 어려운 이웃 위해"
당구장 운영하는 김영진 목사
당구장 운영하는 김영진 목사(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대전에서 교회를 개척한 김영진 목사가 지난 2일 저녁 자신이 운영하는 당구클럽에서 한 손님의 자세를 살펴보고 있다. 김 목사는 "번 돈을 모두 이웃과 나누고자 당구장을 경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6.11.3
walden@yna.co.kr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평일 저녁이면 소매를 걷어붙인 직장인과 학생의 발길이 이어지는 대전의 한 당구클럽에는 다른 당구장과 비교해 없는 것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재떨이다.

대전에서 몇 없는 '금연 당구장'으로 소문난 이곳에선 당구장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하얀 담배 연기를 찾아볼 수 없다.

다른 하나는 수익이다. 손님은 많아도 남기는 게 하나도 없다.

당구장 주인도 특별하다. 침례신학대학원을 나온 '현직 목사님'이다.

정부대전청사 건너편 '주은당구클럽'의 운영자 김영진(59) 목사는 3일 "나도 300점 정도 놓는 당구 애호가"라고 환하게 웃었다.

대전에서 교회를 개척한 김영진 목사가 지난 2일 저녁 자신이 운영하는 당구클럽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목사는 당구장 경영으로 번 돈을 모두 이웃과 나눈다.
대전에서 교회를 개척한 김영진 목사가 지난 2일 저녁 자신이 운영하는 당구클럽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목사는 당구장 경영으로 번 돈을 모두 이웃과 나눈다.

3년 전 대전에서 교회를 개척한 김 목사는 지난 3월 대전 서구 주은오피스텔 4층에 당구클럽을 차렸다. 이 자리에서 당구장을 해 보려던 이가 손을 뗐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당구클럽을 경영하게 됐다"는 그는 "원래 스포츠와 레저 활동에 관심이 많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50대 중반에 목회를 시작해 당구장까지 운영하는 김 목사는 사실 이력이 독특하다.

대학 졸업 후 LG전자에 입사한 그는 1990년 창단 첫해에 우승까지 거머쥔 프로야구 LG 트윈스팀에서 운영과장과 1군 매니저로 일했다.

그룹 계열사에서 경영혁신과 전략기획 분야에까지 몸담으며 승승장구하던 김 목사는 1997년 외환위기 즈음 회사를 나왔다.

이어 사업에 손댔다가 건물 부도까지 맞았지만, 절치부심해 대전에서 학원을 4개까지 운영하는 교육사업가로 재기했다.

"그러다가 2007년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었습니다. 20년간 고락을 같이했던 동반자를 떠나보내니 삶의 모든 의미가 사라져버리는 듯했어요."

슬픔에 빠진 채 수년간 방황하다가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한 김 목사는 당구장까지 운영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 "번 돈을 나누고 싶어서"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제 8개월 정도 지난 터라 유지비를 내고 나면 수익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두 주변의 어려운 이웃 등을 위해 쓰고 있다"며 "영리 목적이 아니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목사는 여기에 더해 보수를 받지 않고 교회를 섬기고 있다. 헌금 역시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한 이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데 쓴다.

LG 트윈스 매니저에서 '당구장 주인'된 목사님(종합) - 2

나눔을 실천하는 그에게 목표는 하나 더 있다. 당구를 새로운 레저 문화의 하나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8개의 최신 당구대와 장비를 갖춰 놓은 주은당구클럽에는 실제 주말이면 딸들을 데리고 오는 아버지도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건전한 분위기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한다"는 김영진 목사는 "손님들도 당구를 즐기고서 낸 돈으로 이웃까지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wald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3 15:4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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