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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이 대통령 친척 지원 요구…판례로 본 직권남용

靑정책실장이 특별교부세 지원·장관이 '부실기업' 대출 추진 등
檢, '강제모금' 최순실·안종범에 직권남용 혐의 적용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검찰이 2일 '비선 실세' 의혹 수사와 관련해 핵심 인물인 최순실(60)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적용한 죄명은 형법상 직권남용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공모해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한 800억원대 출연금 납부를 강요한 혐의 등을 받는다. 최씨와 관련해선 미르·K스포츠 재단을 설립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재단 사유화를 시도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최씨는 두 재단을 위한 대기업 출자를 강요하면서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안 전 수석을 내세운 것으로 검찰은 본다.

대법원과 법조계에 따르면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다르지만, 이처럼 대통령 '지근거리' 인사를 위해 청와대 참모가 직권을 남용해 힘을 써줬다가 처벌받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기업 사장에게 지시해 대통령 친척이 사업시설을 쉽게 임대할 수 있도록 수의계약을 해주라고 한 행위,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원 대상이 아닌 곳에 특별교부세를 지원하도록 힘쓴 행위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자신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이때 일반적 직무권한은 반드시 법률상의 강제력을 수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이 농수산물시장 관리공사 대표이사에게 요구해 수의계약으로 대통령 근친에게 일부 시설을 임대하도록 했다가 직권남용죄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

민정수석 A씨는 농수산물시장 관리공사 대표에게 요구해 시장 내의 주유소와 서비스 동을 당초 예정된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대통령 근친이 설립한 회사에 임대하도록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1990년 기소됐다.

당시 민정수석은 대통령 6촌 이내의 친인척 450여 명의 인적사항을 파악해 그 명단을 경찰과 각 정보기관에 배포하고 대통령 친인척의 이권개입 등 각종 비리 예방활동을 하는 임무를 맡았다.

아울러 비리 예방과 관련한 각종 문제점의 정보를 수집·보고하도록 해 사전에 비리를 방지하고 일정 범위의 근친들에게는 생활대책을 강구해 주기 위해 평소 관련 정부 부처에 협조 요청이나 지시를 했다.

법원은 이를 토대로 "민정수석은 대통령 근친 관리업무와 관련해 정부 각 부처에 대한 지시와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는 일반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피고인의 행위는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직권 행사에 기탁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이 특별교부세의 교부 대상이 아닌 특정 사찰을 대상으로 증·개축 사업을 지원하는 특별교부세를 신청하도록 한 뒤 이를 결정하도록 만든 행위도 직권남용죄가 인정됐다.

옛 재정경제원장관이 대출 가능한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기업을 위해 다른 채권은행장들과 협조융자를 추진하고 대출하도록 한 행위, 해군본부 법무실장이 국방부 검찰 수사관에게 군내 납품비리 수사와 관련한 수사 기밀사항을 보고하게 한 행위 등도 모두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z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2 19:2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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