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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모술작전 강행은 '오스만제국 영광재현' 민족주의 드라이브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터키 정부의 이라크에 대한 군사개입이 모술 탈환전이 진척될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모술 북동쪽 바쉬카 기지에 포대와 병력을 주둔한 데 이어 1일(현지시간) 이라크와 맞닿은 국경지대에 기갑부대를 배치했다. 여차하면 국경을 넘어 진군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라크 정부가 주권 침해 철군을 강하게 요구했음에도 터키 정부는 들은 척 만 척이다. 국제동맹군의 일원으로서 IS 격퇴전에 참여하는 게 응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모술의 수니파 보호라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워 이라크의 고질병인 종파간 갈등의 틈새도 '영리하게' 비집고 들어왔다.

최악에는 모술 안팎에선 IS 격퇴전과 동시에 군사적 내부 충돌까지 벌어질 판이다.

시리아와 달리 피아가 선명히 구분돼 순조롭게 진행되던 모술 탈환전이 터키의 개입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해져 버렸다.

작전에 참여한 시아파 민병대가 "모술이 제2의 알레포가 돼선 안된다"는 성명을 낼만하다. '적의 적이 내 편이 아닌'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모술로 진격하는 이라크군 탱크[AFP=연합뉴스자료사진]
모술로 진격하는 이라크군 탱크[AFP=연합뉴스자료사진]

내부 갈등이 뻔히 예상되는 데도 터키가 모술 작전에 개입한 데엔 시리아까지 고려해야 하는 미국이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탓도 있지만 터키 국내 정치의 시각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7월 쿠데타 진압 이후 사실상 제왕적 권한을 손에 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웃 국가의 혼란을 교묘히 이용해 지역 패권을 노리고 있다.

외적인 환경이 IS 사태라면, 내부 동력은 민족주의다.

모술을 둘러싼 역사를 되짚어 보면 터키의 군사개입 강행에 깔린 노림수를 짐작할 수 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모술은 예로부터 지정학적 요지였던 탓에 주위의 왕조와 제국간 영유권 다툼이 빈번했다.

터키의 전신 오스만제국은 16세기 사파비 왕조 등 페르시아 민족의 도전을 물리치고 비로소 모술을 영토로 편입하면서 위세를 과시한다.

오스만제국은 1847년 페르시아 카자르 왕조와 맺은 에르주룸 협약에서 현재 이란 남서부의 아랍계 도시 아흐와즈를 카자르 왕조의 영토로 인정하는 대신 모술에 대한 주권을 확보해 모술 분쟁에 종지부를 찍는다.

카자르 왕조는 아흐와즈의 아랍색을 희석하기 위해 다양한 종족을 이주시키는데 이에 오스만제국도 친(親)이란 부족을 약화하려고 모술에 터키인을 대규모로 보내 인구 구성을 다양화한다.

이들이 바로 오늘날 이라크내 소수민족인 투르크멘 족의 선조다.

현재까지 모술에 아랍계, 쿠르드계, 투르크멘계, 페르시아계 등 다양한 민족이 섞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모술이 주도인 니네베주의 전 주지사 아틸 알누자이피의 가문 역시 투르크멘 계열로 알려진 인사다.

2014년 6월 모술을 IS에 빼앗긴 책임을 지고 해임됐지만 그가 터키군을 등에 업고 호시탐탐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은 이런 혈연적 배경으로 설명된다.

오스만제국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와해하고 근대국가인 이라크가 건설되면서 1923년 로잔 협약에 따라 모술은 비로소 터키에서 분리된다.

그렇지만 터키는 최소 500년간 자신의 영토였던 모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모술 수복'은 과거 오스만제국이 누렸던 영광을 반추해 터키의 민족주의에 불을 댕기는 상징적인 이슈가 됐다.

터키 민족주의자들에게 모술은 언젠가 회복해야 할 실지다.

터키 건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우리 영토는 남쪽으로 (시리아) 알레포, 동쪽으로 데이르에조르와 모술, 키르쿠크까지다"라고 연설하기도 했다.

모술이 이라크 영토라는 국제연맹의 결정에도 터키는 1926년 이라크를 보호령으로 둔 영국과 맺은 앙카라 협약을 맺는다.

이 협약은 모술에서 나는 원유 수입의 10%를 25년간 터키에 송금하는 내용이지만, '이라크 내 투르크멘 족이 위험에 처했을 때는 개입할 터키가 개입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는 설이 있다.

최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가 모술 서북부의 탈아파르 지역으로 진격하자 터키가 이곳에 투르크멘 족이 산다면서 '차원이 다른 대응'을 언급한 것도 이런 역사적 사건을 염두에 둔 반응이었다.

따라서 지역 세력 간 분란을 일으키는 터키의 모술에 대한 군사개입은 IS 격퇴로 포장된 '21세기 술탄' 에르도안 정권의 패권주의적 야심이 녹아있는 민족주의 드라이브인 셈이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AP=연합뉴스자료사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AP=연합뉴스자료사진]

hsk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2 18:0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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