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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내각, 비상한 각오로 국정 챙겨라

송고시간2016-11-02 16:42

(서울=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나라 전체가 흔들거리는 듯한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가를 통치할 동력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고 총리를 정점으로 한 내각의 진퇴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도 현재로써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자칫하면 정부의 책임자들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국정이 표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는 것도 당연하다. 지금은 정부가 일상적인 관리업무만 잘 유지하면 국가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평시 상황이 아니라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비상 국면이다.

무엇보다 외교·안보와 경제 상황이 걱정이다. 언제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는 북한이 최근 몇 차례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구체적 정황이 포착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1주일도 남지 않은 미국 대통령 선거는 안보 정세의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있다. 정부 외교·안보팀은 미 대선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시나리오별로 대응전략을 짜고 선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당선인 쪽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외에서 갖가지 불안 요인에 맞닥뜨린 경제 상황은 정부 경제팀의 팀워크와 위기관리 능력을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한계점에 다다른 가계 부채나 취약 업종의 구조조정에 따른 지역 경제 침체와 대량 실업, 경제의 거품을 키우는 부동산시장 과열 등은 한시도 미뤄둘 수 없는 발등의 불이다.

이 모든 문제를 고민해 해결책을 도출하고 국정의 중심을 잡아가야 하는 주체는 누가 뭐래도 정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거나 진퇴가 불확실한 정부라고 해서 이 무거운 책임에서 열외가 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후임자가 내정됐다고는 하지만 취임 때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당장 이임식 일정을 잡은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총리실은 "국정운영 공백이 한시라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임식을 취소했다"고 밝혔으나 이에 그치지 않고 황 총리 본인이 사임하는 날까지 '행정 각부의 통할' 등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할 것이다. 경질이 확정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국민안전처 장관, 그리고 앞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부처 책임자들은 물론 차관 이하 모든 공직자 역시 비상한 시국에 걸맞은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

야당 역시 새 총리와 장관 임명의 당위성은 따지되 정부의 현안 업무 처리는 최대한 도와야 한다. 지금의 상황과는 다른 점이 많지만, 1997년 말 외환위기와 겹친 정권 교체기에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은 공동으로 비상경제대책위원회를 꾸려 당면한 경제현안들을 함께 처리한 바 있다. 대통령의 정치력이 실종된 지금은 일찍이 겪지 못한 헌정의 위기 상황이다. 외환위기 당시처럼 이를 극복할 책임은 여야 모두에게 있다. 정치가 혼돈에 빠지고 정권이 불안해지더라도 국정이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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