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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웬사 "김정은, 북한의 영웅 되려면 더 나은 체제 택해야"

"반체제 인사 등장해 김정은 정권 무너뜨릴 가능성은 없어"
"北주민도 세계가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 움직여야…세계가 도울 것"
인터뷰하는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인터뷰하는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폴란드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조준형 김효정 기자 =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73) 전 폴란드 대통령은 2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만약 북한의 영웅이 되고 싶다면 뭔가 바꿔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좀 더 나은 체제를 택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자유연대노조 지도자로 민주화 운동을 이끈 바웬사 전 대통령은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폴란드를 사회주의에서 민주주의체제로 변화시킨 주역으로서 핵과 미사일 도발 야욕을 버리지 않는 김정은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뭔가'를 묻자 "사회주의 체제로 남아있는 나라 중 성공한 나라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다음은 바웬사 전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 한국을 찾은 소감은.

▲ 예전에 한번 한국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아직은 정돈이 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다 지어져 있고 공사 중인 건물이 덜 보이는 등 정돈된 분위기다. (한국) 정치도 같은 상황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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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자유연대노조를 이끌며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결국 자유민주주의로의 체제전환을 끌어냈다. 투쟁의 동력은 무엇이었나.

▲ 세계 2차대전 이후 무력으로 폴란드에 사회주의 체제가 정착됐다. 하지만 하나의 체제를 강요한다는 것은 폴란드 사람들의 천성에 맞지 않는 결정이었다.

1960∼1970년대에 학생운동도 있었고 노동조합과 관련된 시위도 많이 일어났지만, 모든 것이 부분적으로 이뤄졌다. 모든 사람을 연결하고 온 국민이 움직일 수 있는 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폴란드 국민뿐 아니라 유럽, 전 세계 국가들의 도움을 통해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종교(가톨릭)와 관련된 가치관으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사회주의 체제를 이겨냈기 때문이다.

-- 대통령 퇴임 후 바웬사 재단을 통해 국제평화·인권운동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요즘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은.

▲ 재단을 통해서 세계와 유럽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 유럽은 과거 서로에 대한 나쁜 행동을 통해 많은 것을 이뤄왔지만 더는 그런 행동으로는 세계 평화를 이뤄낼 수 없다. 한국의 역할도 좀 더디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한국을 방문한다면 통일된 한국에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렇게 훌륭한 나라가 분단국가인 것은 굉장히 아쉬운 일이다.

-- 한국은 현재 대통령의 측근이 국정에 개입한 사건으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무너진 상태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능력이 있는 사람을 선출하고 지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도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아주 신중하게 사람(지도자)을 뽑아야 한다.

--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상실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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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의 경우에도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법적으로 제재를 받아야 한다. 모든 상황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정직한 정치가 한국에서도 이뤄졌다면 아마도 통일은 벌써 이뤄졌을 것이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 연대(solidarity)가 굉장히 중요하다. 연대의 이념은 굉장히 간단하다. 어떤 짐을 들기가 힘들다면 옆에서 도와서 같이 들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한국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주변국의 도움을 받아서 이뤄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협력 과정은 빨리 이뤄져야 이익을 볼 수 있지 느려지면 느려질수록 문제만 많이 생긴다. 내가 예전에 이룬 모든 업적은 빠른 시기에 연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1989년 (폴란드 민주화) 당시 10년 뒤면 한국도 이미 통일을 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북한이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 안에 있어야 그것이 가능했는데 중국이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한국에서는 중국에 조금 더 신경을 써서 통일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생각은.

▲ 지금 북한이 겪는 여러 인권 문제는 예전에 폴란드에서도 많이 일어났다. 진단을 제대로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래야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인권이라는 문제는 북한 땅에서는 다른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유럽의 입장에서 보는 인권과 아시아 입장에서 보는 인권의 개념이 다를 수 있으므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인권 문제 해결의 속도가 더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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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서도 반체제 지도자가 등장해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고 개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나.

▲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반체제 사상을 가진 사람이 정권을 가지려고 한다면 북한에서도 굉장히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외견상 반체제 성향이 아닌 사람이 들어가서 변화를 추구하는 상황이 이뤄져야만 (체제 변화가) 가능하다. 지금 북한에서 반체제 사상가가 나타난다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이보다는 현 정부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접근해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적으로 북한을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해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이뤄야 한다.

이것은 '영웅'으로 보이고 싶은지, 아니면 정말로 어떤 일을 해내고 싶은지의 차이다. 영웅이 되려고 한다면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숨겨진 영웅'이 실제로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성공적 체제전환을 이룬 폴란드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사회주의 체제가 남아있는 나라 중 성공한 나라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기고 싶은지, 지고 싶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가 많은 국가에서 성공을 거뒀다. 한국을 한번 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은 자유롭고 행복하고 부유한데 당신의 국가(북한)를 보라고 말이다.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영웅이 되고 싶다면 뭔가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좀 더 나은 체제를 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하면 모든 국민이 행복해 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그러니 빨리 변화하라고 하겠다. 세상이 왜 바뀌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하겠다.

-- 북한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진 이후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더는 (주민들을) 속일 수 없고, 이런 물결은 북한에도 도달할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좀 더 나은 세상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세계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잘 들어 보고, 좀 더 발전할 기회를 잡아라. 그리고 세계는 그것을 도와주려고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kimhyo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2 1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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