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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 통해 복음 전하는 징검다리 되고파"

연극 '안녕 히틀러' 연출한 유환민 신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신학생 시절부터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연극이 복음을 전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극단 '동네방네'의 대표이자 가톨릭 사제인 유환민 신부는 "장차 사목 일선에 나갈 경우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까?' 고민하던 끝에 연극을 선택했다"고 연출가를 병행하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1일 서울 중구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유 신부는 "복음의 가치에 문화·예술을 접목한다면 단순히 인쇄된 활자를 읽거나 강론을 듣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복음 선포가 가능하다"며 "복음의 메시지가 담긴 감동적인 그림 한 점을 감상하거나 하느님이 만드신 피조물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사진 한 장을 봤을 때의 효과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1998년 사제품을 받은 유 신부는 2003∼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했으며,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이 담긴 작품을 선보여왔다.

2011년과 2013년에는 철거민 문제를 다룬 연극 '없는 사람들'을 선보였으며 2012년과 2013년엔 프랑스 극작가 외젠 이오네스코의 '왕, 죽어가다'를 각색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또 종교적 작품으로는 낭독극 '네 번째 동방박사 이야기'와 병인순교 150돌 기념 연극 '요셉 임치백'의 연출을 맡았다.

유 신부가 이끄는 극단 '동네방네'는 오는 3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연극 '안녕 히틀러'를 공연한다.

'안녕 히틀러'는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제3제국의 공포와 참상'을 각색한 작품이다.

'제3제국의 공포와 참상'은 브레히트가 1938년 나치즘을 비판하며 발표한 작품으로 원작은 총 27개의 독립적 장면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이를 각색한 '안녕 히틀러'는 원작의 몇 장면만을 추려 재구성했으며, 이 작품 속에 히틀러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유 신부는 이번 작품에 대해 "히틀러는 모든 장면 배후에 은밀히 도사리고 앉아 사람들을 어떤 특별한 무대에 세울 뿐"이라며 "욕망을 섬기느라 부당한 현실에 동조 또는 적응하거나 적어도 침묵함으로써 비극의 시대에 휩쓸려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이야기이자 이제는 그만 끝내고 싶은 이야기"라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유 신부는 또 "'제3제국의 공포와 참상'은 브레히트의 다른 작품과는 결이 좀 다르다"며 "날카로운 풍자 정신이 살아있으면서도 무엇보다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출자로서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 한편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톨릭 사제로서 연출을 하는 까닭에 각색 과정에서 등장인물이 '목사'에서 '신부'로 바뀌기도 했다. '안녕 히틀러'에 등장하는 신부는 나치를 두려워하는 나약한 인물로 묘사된다.

유 신부는 원작의 목사가 신부로 바뀐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제가 신부이기도 하고 저 자신을 반성해보자는 의미"라고 짧게 답했다.

유 신부는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의식한 듯 "오래전부터 기획한 작품인데 어쩌다 보니 연극보다 더 연극적인 상황에서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며 "어떻게 보면 우리의 연극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이 더 극적일지도 모른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유 신부는 예술과 복음의 만남을 거듭 강조했다.

유 신부는 "연극을 포함해 음악이나 미술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사목적 접근을 하는 동료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며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복음을 이야기하고 묵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어 유 신부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면서 "문화와 예술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ihun@yna.co.kr

유환민 신부.
유환민 신부.[천주교서울대교구 제공]
연극 '안녕 히틀러' 포스터
연극 '안녕 히틀러' 포스터[극단 동네방네 제공]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01 16: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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