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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당한 靑, 당혹스런 기색 속 검찰과 충돌양상(종합)

송고시간2016-10-29 22:48

靑 "임의제출" vs 檢 "압수수색 집행"…미묘한 신경전

검찰이 '자료 미진하다'며 경내 진입 시도하자 靑서 불승인

30일 검찰 재집행 때 '2라운드' 충돌 예상돼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최순실 파문'의 직격탄을 맞은 청와대를 상대로 29일 검찰의 전격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검찰의 칼끝에 선 청와대는 무겁고 당혹스러운 분위기였다.

전날 밤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10명에게 일괄 사표를 낼 것을 지시한 직후여서 충격의 강도가 더했다.

언론과의 접촉도 거의 피해 압수수색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다만 검찰이 이날 오후 2시께 청와대를 찾아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부속비서관 등의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나선 데 대해 "법률상 임의제출이 원칙"이라며 수사팀의 사무실 진입을 막았다. 이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 등을 압수 수색을 하려면 감독관청의 승낙을 받아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에 근거한 것이다.

대신 청와대는 검찰과의 협의를 거쳐 제3의 장소라 할 수 있는 연무대에서 검찰이 요구하는 자료를 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검찰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청와대 측은 '임의제출' 형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반면, 검찰은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혀 다소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임의제출 형식이라 하더라도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자료를 다른 장소에서 넘겨주거나 받는 것도 압수수색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게 정설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면서 "수사가 빨리 진행돼 의혹들을 조기에 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받는 게 기분 좋은 일일 수는 없다"며 청와대 내 무거운 기류를 전하기도 했다.

표면상 협조적으로 진행되던 이날 압수수색은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려는 검찰의 2차 시도로 양측이 충돌하는 모양새까지 연출됐다.

임의제출받은 자료가 요구수준에 못 미친다고 본 검찰이 안 수석과 정 비서관의 사무실로 직접 들어가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주장하자, 청와대는 국가기밀 등의 이유를 들어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면서까지 검찰의 진입을 막았다.

이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이 청와대 참모의 집무실로 들어와 직접 자료를 뒤지는 장면이 연출되는 데 대한 '정서적 마지노선'이 작동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검찰도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고 "수긍할 수 없는 조치다. 영장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두 시간 이상 청와대와 대치하다가 오후 9시를 넘겨 철수했다.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특별검사팀이 지난 2012년 11월12일 임의제출받은 청와대 경호처 자료가 미진하다며 직접 경호처를 압수수색하겠다고 나섰다가 청와대로부터 거부당한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청와대의 거부에 그대로 발길을 돌렸던 당시 특검팀과 달리 이번 검찰은 30일 다시 영장을 재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2라운드'를 예고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시간에 새누리당 상임고문단과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청와대 측 요청에 따라 1시간 정도 이뤄진 회동에서 고문들은 10%대로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과 여론 악화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시국수습 방안들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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