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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블랙홀'에 재깍대던 野 대선시계도 일단 멈춤

'崔게이트' 말고는 관심권 밖으로…현안 대응 집중 문재인 대세론 탄력줄지, 새판짜기 순풍일지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홍지인 이정현 박수윤 기자 = 조기에 불이 붙는 듯 했던 야권의 차기 대권경쟁이 이른바 '최순실 블랙홀' 정국으로 인해 수그러드는 듯한 분위기다.

모든 시선이 비선실세 논란에 집중되면서 주자들의 싱크탱크 준비나 인재영입 등 '세불리기'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자들은 자신의 페이스 대로 꿋꿋이 대권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번 파문이 지나가고 난 이후 다시 가열될 대선레이스를 의식하면서 내공을 쌓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포인트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이 이끄는 대세론에 힘을 실을지, 아니면 판도를 새롭게 짜는 쪽으로 작용할지이다.

◇ 대선시계 일단 멈춤…野 주자들 고심 = 문 전 대표가 이달 초 대규모 싱크탱크의 출범을 알릴 때만 해도 야권의 대권경쟁이 곧바로 불이 붙는 것처럼 보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자연스럽게 조기 경선론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대권 경쟁은 자연스럽게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경선 얘기를 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경선 시기가 좀 늦춰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의 파장에 따라 주자들의 대선 시간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표의 경우 '경제교체'를 내세워 대세론을 조기에 굳히려는 애초의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보인다.

다른 주자들도 문 전 대표와 차별화를 꾀하면서 존재감을 보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이번 사태가 돌발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여파가 길어질수록 대세론을 뒤집을 시간적 여유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 주자들, 崔게이트에 목소리 내면서 '마이웨이' 행보 = 이런 상황에서 야권 주자들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원래 자신의 페이스대로 대권행보를 계속하는 양 갈래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의 국정위기 사태에 대해 나름대로의 대안을 내놓으면서도 자신만의 브랜드를 갈고 닦으며 '이번 사태 이후'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이번 사태를 놓고 현 박근혜 정부를 맹렬히 비판하면서 '거국 중립내각', '내각 총사퇴' 등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탄핵이나 하야 주장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수권을 지향하는 세력으로서 국정공백사태를 야기한다면 역풍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이재명 성남시장만이 대통령에 하야를 요구하고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선명노선'을 걷고 있다.

주자들은 이와 동시에 각기 차별화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마이웨이'를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지지율 선두인 문 전 대표는 '경제교체'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내달 싱크탱크 공식 출범이 이번 사태의 여파로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조대엽 부소장은 "일정연기 논의는 없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를 추격하고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역시 최근 화두로 내건 '중산층 복원'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하고 있다. 31일에는 경북 구미를 방문해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협력사들을 만나고 다음달 1일에는 대전 한밭대학교에서 특강을 할 예정이다.

다만 30일에 예정됐던 팬클럽 연합체 출범식은 엄중한 시국을 고려해 '국민과 함께하는 비상시국 간담회'로 대체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자신들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지자체장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 시장은 오는 31일까지 울산·경남지역을 찾아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해당 지역 단체장들과의 만남, 봉하마을 참배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후에는 정치적 일정보다는 서울시정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27일 창립한 지지모임 '시민시대'와 외곽 지원조직인 '희망새물결', 팬모임 '원더풀'의 움직임도 더 활성화될 것으로 박 시장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충남지사직을 수행하며 느낀 점 등을 담은 책 '콜라보네이션'을 출간한 안희정 지사는 28일 일본으로 출국, '동아시아 지방정부 3농포럼'에 참가한다.

김부겸 의원은 지난 29일 팬클럽 '김부가 좋아' 출범식에 참석한 데 이어 다음주에도 예정된 2건의 토론회와 대학생 대상 특강을 소화한다.

최근 민주당을 떠난 손학규 전 대표 역시 30일 강진에서 북 콘서트를 열고, 내달 중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10주년 행사를 통해 대권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회 인근에 사무실도 개소하는 등 실무적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 文 대세론 결집이냐, 새로운 세력의 급부상이냐 = 이번 사태가 이후 야권의 경선구도에 미칠 영향을 두고도 주자들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세론'이 견고해질지, 아니면 흔들릴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을 향한 야권 지지층의 분노가 그대로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면서, 문 전 대표가 대권 레이스를 상당히 유리하게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야권의 한 인사는 "지난 대선에서 문 전 대표가 당선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야권 지지자들이 많다. 이들이 문 전 대표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사태가 야권의 경쟁구도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한 야권 관계자는 "대선지형 자체가 흔들리면서 잠룡들에게 기회가 갈 수 있다"며 "기존 정치인이 아닌 새로운 '미래 정치인'을 원하는 여론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헌을 매개로 제3지대론을 구상하는 손 전 대표는 최근 "이런 사태가 6공화국의 종언을 고하고 7공화국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hysu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30 06: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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