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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관찰 연장해주세요" 14세 '불량소년'의 꿈

"음악 더 공부하고 싶어"…의정부지법, 2년 연장 결정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저에게 이 시간을 한 번만 더 허락해 주세요, 보호관찰을 더 받고 싶습니다."

보호관찰은 죄를 저지른 소년범들을 관리, 교화하기 위한 제도다. 보호관찰 기간에는 등급에 따라 개인의 자유가 제약되고, 법무부가 시행하는 여러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 소년범들은 보호관찰 기간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

하지만, 오히려 스스로 판사에게 보호관찰을 연장해 달라고 한 소년이 있어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2015년부터 보호관찰을 받기 시작한 윤모(14)군.

봉사활동하는 윤군
봉사활동하는 윤군

윤군은 2008년 부모의 이혼 후 '잘못된 길'로 빠져들었다. 이혼 후 아버지는 교도소에 수감됐고, 어머니는 윤군을 떠나 재혼했다. 윤군은 지적 장애를 앓는 형과 함께 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해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윤군은 중학교 1학년 때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도둑질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후 유죄 판결을 받고 2015년 11월 의정부 준법지원센터에서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보호관찰이 시작된 이후에도 집안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윤군은 특히 애정결핍으로 인한 심리적 장애가 심했다.

윤군의 위태로운 마음을 붙잡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러던 차에 상담 교사들은 윤군의 꿈이 원래 가수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윤군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가수를 꿈꿨다. 교사들은 이런 윤군에게 올해 3월부터 뮤지컬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목요일마다 노래와 춤을 배우게 했다.

준법지원센터는 이와 더불어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윤군을 정서적, 경제적으로 지원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윤군은 금세 뮤지컬에 몰입했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된 태국 봉사활동에서는 소수민족인 카렌족 마을에서 K-POP 공연을 하며 그동안 닦은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오는 12월과 내년 1월 뮤지컬 공연을 앞두고 맹연습을 하던 윤군. 하지만, 윤군의 보호관찰 기간은 오는 11월이면 끝난다. 보호관찰 프로그램 규정상 기간이 끝나면 음악 교육도, 공연 참가도 불가능했다.

윤군은 망설임 없이 판사에게 편지를 썼다.

"제 꿈이 가수인데 뮤지컬 프로그램을 하면서 꿈에 많이 가까워지고 더 꿈을 이루고 싶다는 욕심이 납니다, 뮤지컬 프로그램에서 연말 공연을 하는데 판사님도 구경 와 주세요. 더 연습하고 싶어 이 시간을 한 번 더 허락해 주세요."

윤군의 편지
윤군의 편지

윤군의 요청을 받은 의정부지방법원은 사안을 검토해 2년간 보호관찰 기간을 연장하기로 지난 14일 결정했다.

윤군은 30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번 연말 공연을 잘 마치고, 음악을 더 공부하기 위해서 판사님께 편지를 썼다"며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보호 관찰이 끝난 후에도 오디션에 도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의정부 준법지원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준법지원센터가 보호관찰소년들의 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hch79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30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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