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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군사우위전략은 "생각하는 무기"…터미네이터보다는 아이언맨

인간이 통제하게 한다지만 "완전자율형 킬러로봇 개발경쟁 귀결" 우려
'터미네이터 난제' 놓고 美국방부내서도 금지 국제협약론과 자체 개발론 갈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지난 여름 미국 매사추세츠주 남동부 코드 곶에 있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로봇 드론 시험장.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형 드론에 인공지능을 얹은 로봇 드론은 일반 군용 드론과 달리 지상 관제요원의 조종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모형 중동 마을의 상공을 떠다니며 모의 반군들을 포착한 영상을 지상에 전송했다.

로봇 드론은 스스로 이·착륙을 결정할 수 없고 어디에서 무엇을 수색 정찰해야 할지는 인간의 지령을 받아야 하지만, 일단 공중에 뜨고 나면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은 스스로 판단해 결정했다.

약 1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친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상공을 지날 때 첨탑이 건축물의 일부인지 무장한 사람인지 구별하는 데 멈칫거리기도 했지만, 소총을 든 군인과 민간인을 구별하거나 쉽사리 판별되지 않는 물체들에 대해선 스스로 알아서 비행경로를 유연하게 바꾸거나 접근 비행을 하며 식별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 정보기관들이 사용하는 인체 및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갖춘 이 로봇 드론은 지상의 차량 이동을 능숙하게 추적하고 담장에 붙어 몸을 숨긴 적군들을 찾아냈을 뿐 아니라, 특히 웅크린 채 드론을 향해 카메라를 눈높이로 들고 있는 사진사가 위협되지 않는다고 정확하게 판단했다. 인간군인들 같으면 치명적인 오판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로봇 드론에 무기를 장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다만, 변동하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무기를 사용토록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어려운 문제인데 이 기술만 완성되면 발사 대상 물체나 사람을 구별하기는 쉽다. 특정 목표물만 타격토록 프로그램된 무기는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드론[위키피디아제공]
드론[위키피디아제공]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로봇 드론의 시험장면을 소개하면서 "외부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 국방부는 인공지능 로봇 무기 개발을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한 군사력 우위를 유지하는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형태는 할리우드 영화로 말하면 '터미네이터 형'이라기보다는 '아이언맨 형'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유인 항공기와 나란히 출격해 공중전을 벌이는 로봇 제트전투기도 설계 중이며, 공격 목표물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미사일은 이미 시험 중이고, 바다에서도 적 잠수함을 인간의 도움 없이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추적하다 사냥할 수 있는 함정을 건조했다.

국방부 관리들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마(半人半馬)의 괴물에 빗대 `켄타우로스'라고 부르기도 하는 반인반기(半人半機)의 아이언맨 형 로봇 무기는 육해공군의 인간 전투원들을 완전히 대체하는 로봇 무기가 아니라 인간의 통제하에 인간 군인들의 전투 능력을 배가하는 것을 추구한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나오는 킬러 로봇들과 (인간을 파멸시키는 핵전쟁을 일으키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스카이넷처럼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많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그런 게 아니다"고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말했다. 생사를 결정할 때는 "늘 인간이 개입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웨어러블 로봇. 2016.1.14 << 현대차그룹 제공 >>
웨어러블 로봇. 2016.1.14 << 현대차그룹 제공 >>

그러나 국방부 바깥에선 "스스로 생각하는 무기" 기술이 일단 완성되고 나면, 인간이 최종 통제한다는 원칙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지난해 수백 명의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공개서한을 통해 경고한 것도, "아주 우둔한 수준"의 인공지능이더라도 인공지능 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세계적인 인공지능 무기 경쟁을 촉발하는 위험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 경쟁은 결국 강대국들뿐 아니라 불량국가들이나 극단주의 무장세력들도 값싸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완전 자율형 살인 로봇의 개발로 귀결됨으로써 "자율형 무기가 `내일의 칼리시니코프'(AK소총)가 될 것"이라고 이 서한은 우려했다.

미 국방부내의 논쟁은 이미 자율형 무기를 개발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자율 수준을 얼마로 해야 할 것이냐를 두고 진행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합동참모본부 부의장인 폴 셀바 공군 장성은 미국이 앞으로 10년이면 언제 누구를 죽일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완전 독립형 로봇 무기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다만 그런 로봇 무기를 만들 생각은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셀바 부의장은 다른 나라들의 기술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은 수준이어서 누군가는 결국 "터미네이터 류의 무기"를 만들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관리들은 최근에야 개발자의 통제를 벗어나 자율 작동하는 무기의 등장 가능성에 따른 문제점들을 논의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자율무기 개발을 금지하는 국제협약 체결을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경쟁자들의 개발 가능성에 대비, 자체 개발에 나설 것인지 하는 '터미네이터 난제'를 놓고 의견이 모이지 않는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 국방부 바깥에선 설사 미국이 인공지능 로봇 무기 기술을 선점하더라도 오늘날 민간분야의 기계학습 기술 발전 양상을 고려하면 그 우위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y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28 17:2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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