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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인적쇄신 타이밍 놓치면 국정수습 어렵다(종합)

(서울=연합뉴스) 최순실을 둘러싼 의혹이 매일 터져 나오면서 여론이 악화일로다. 최 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K스포츠재단은 지난 5월 경영권 분쟁과 비리로 검찰 수사가 예고됐던 롯데그룹에서 70억 원을 출연받았다가 수사 착수 직전 되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올 1월 17억 원의 기금을 냈던 롯데로부터 거액을 추가로 받은 것은 기업의 약점을 이용한 갈취행위가 아니냐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최 씨의 개인회사인 더블루K 사업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본인들은 부인하지만, 이들과 더블루K와의 관계에 대한 증언과 폭로가 이어지면서 당사자들의 해명이 퇴색하고 있다.

나라를 끌어가야 할 청와대는 최순실 사태의 진원지가 되면서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에 빠졌다. 10%대로 떨어진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는 계속 바닥을 칠 조짐이다. 한창 예산과 법안심의를 벌여야 할 국회 역시 최 씨 의혹 규명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공전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깊은 좌절감에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시급히 살펴야 할 민생은 방치되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경제ㆍ안보 위기에 흔들리던 대한민국호가 국정의 표류가 길어지면서 헤어나기 어려운 나락으로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할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국민사과 이후 사흘째 침묵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면담하고 최순실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국정 쇄신책을 건의했다고 밝히면서 박 대통령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고만 전했다. 하지만 격앙한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서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귀국할 생각이 없다고 했던 최 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수사 당국에서 통지가 오면 맞춰서 출석할 수 있다'는 의향을 전했다. 최 씨의 귀국과 수사 협조가 사태 규명의 첫걸음인 만큼 그의 조속한 귀국에 정부와 수사당국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최순실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의지 표명과 함께, 여기에 연루된 비서진을 포함한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쇄신 외엔 국정을 추스를 방법이 없어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대거 총리에게 위임하는 거국 중립내각을 주문하지만, 혼란을 피하기 위해 현재의 제도하에서 총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책임총리제를 현실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다. 어떤 형태로든 박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타이밍을 놓치면 수습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장고 끝에 악수가 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

국정의 축인 청와대와 정부가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 국회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엄정한 실체 규명은 당연하지만, 국정이 표류해 나라가 불행해지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난국 타개책을 협의하기 위해 오는 31일 여야 3당 원내대표를 만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국회 다수당인 야권도 국정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이번 사태의 정치적 이해타산만 따질 때는 아니다. 청와대와 정부ㆍ여당에 요구할 것은 하되 최순실 파동의 최대 피해자인 국민을 생각하는 성숙한 정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28 20: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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