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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 대한제국으로…가을밤 정동에서 시간 여행 떠나다

서울 중구, 28∼29일 '정동야행' 축제…시민 15만명 방문 예상
지난 5월 27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열린 '정동야행' 행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5월 27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열린 '정동야행' 행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고층 빌딩이 가득 자리한 서울 도심 한복판, 중구 정동은 홀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장소다.

황제 일가가 머물던 덕수궁, 옛 러시아 공사관, 성공회성가수녀원, 정동제일교회 등 일대 건축물이 일제히 가리키는 시간은 바로 119년 전 고종이 선포한 대한제국이다. 이 시기 유서 깊은 건물들이 들어선 것은 물론, 커피·전등·학교 등 당시로써는 생소했던 근대 문물이 정동 거리를 채웠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이곳 정동에서 그 시절을 보고, 듣고, 경험해볼 수 있는 '정동야행' 축제가 열렸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금요일 저녁 정동 입구라 할 수 있는 덕수궁 대한문 앞은 축제 소식을 듣고 몰려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정'·'동'·'야'·'행' 등 각 글자로 꾸민 전등은 퇴근길 차량 행렬과 대조를 이루며 은은한 불빛을 뽐냈고, 시민들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 바빴다.

경기도 안양에서 온 이은주(55·여)씨는 초등학교 동창생 7명과 간만에 만나 이곳을 찾았다.

이씨는 "역사를 잘 아는 친구가 정동이 유서 깊은 곳이라고 소개해 축제를 찾게 됐다"며 "불빛도 예쁘고 분위기도 그럴싸해 기대된다"고 말했다.

축제 행사장에서 120년 전 대한제국으로 본격적으로 '타임슬립'하는 입장 게이트도 마련됐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대한제국 시절 여권을 그대로 재현한 종이를 받아 이름과 기대되는 체험 코너를 적었다. 길게 늘어선 줄에는 어린아이를 데려온 부모도, 오랜만에 나들이에 나선 노부부도, 팔짱을 낀 연인들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은 고사리손으로 이날 날짜를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고, 연인은 팔을 쭉 뻗어 흥겨운 인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게이트를 지나니 형형색색 조명으로 단장한 돌담길이 펼쳐졌다.

돌벽은 노랑, 초록, 보라, 파랑 등으로 시시각각 다른 옷을 입었고, 고즈넉한 정동 분위기에 흠뻑 취한 어느 연인은 돌담 아래서 입을 맞췄다.

대한제국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한복을 맞춰 입은 이들이 많았고, 이 가운데는 금발의 외국인 관광객도 예외는 아니었다.

26일 호주에서 남자친구와 네 번째로 한국으로 놀러 온 제시카 마허(25·여)씨는 분홍 치마에 하늘색 저고리로 곱게 차려입었다.

마허 씨는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를 함께 둘러볼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이곳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한복을 입고 거니는 경험도 무척 흥미롭다"고 소감을 말하며 활짝 웃었다.

돌담길 한편에서는 대한제국 선포를 소재로 한 마리오네트 인형극이 열려 시민을 맞았다. 팔다리가 실로 연결된 꼭두각시 왕이 움직이며 입을 벌릴 때마다 시민들은 신기한 듯 쳐다보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또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 모양 장신구 만들기, 당시 사진기를 재현한 포토존, 개화기 거리를 밝혔을 청사초롱 만들기 등 체험 코너에서는 시민들이 긴 줄도 마다치 않았다.

이날 축제는 평소 가볼 수 없는 곳들도 활짝 문을 열었다.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은 평소보다 늦은 오후 6시와 7시에도 사전 신청한 관람객을 들였다.1919년 3·1 독립운동선언서를 인쇄한 장소인 유서 깊은 정동제일교회에서는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선보였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한국 전통 양식이 섞인 인상적인 외관을 자랑하는 성공회 주교좌성당도 방문객을 맞았다. 1925년 설립된 성공회성가수녀원은 앞서 오후 2∼4시 아름다운 정원을 시민에게 공개했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 중구는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 기간 올봄 13만 명을 웃도는 15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정동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야간 개방 시설을 찾아 스탬프를 7개 이상 찍는 시민에게는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해 즐거움을 더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정동야행은 회수를 거듭할수록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와 볼거리로 도심 대표 야행(夜行) 축제로 자리 잡았다"며 "정동 깊은 곳까지 들어와 근현대 역사가 녹아 있는 다양한 문화시설의 매력을 느끼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ts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28 20: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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