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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무상급식 '명분없는 논쟁' 재연되나

부산시의회 "학교시설 투자부터", 교육청 "보수·진보 따질 때는 지나"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중학교 의무급식(무상급식)을 놓고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시의회가 올해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교육청은 2017년 본예산에 중학교 의무급식 지원비로 232억원을 편성해 다음 달 부산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이 예산이 부산시의회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부산지역 전체 중학생 6만4천여 명에게 1끼 식사비용 2천989원의 70%인 2천92원을 지원할 수 있다.

한 달 급식비로 환산하면 중학생 1인당 4만원 가량이던 것이 1만8천원으로 줄어든다.

교육청은 내년에 70%까지를 지원하고, 2018년에 100%까지 지원을 늘려 김석준 교육감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중학교 의무급식'을 완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민단체들이 27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중학교 의무급식 전면 실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시민단체들이 27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중학교 의무급식 전면 실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대해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급식 지원비 확대는 더 이상 안된다는 입장이다.

의무급식보다 더 시급한 것이 학교시설 환경 개선이라는 것이다.

시의회 교육위원회 신정철 의원은 "내진보강, 석면철거, 급식시설과 급식질 개선, 운동장 보수 등 시급한 사업이 많은 데도 교육감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상급식을 도입하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의원 말고도 상당수 의원이 이 같은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이유의 배경에는 학교환경 개선 문제보다는 보수와 진보의 진영논리 때문이라는게 교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진보 성향의 김 교육감이 '보편적 복지'의 하나로 공약한 중학교 의무급식에 '선택적 복지'를 지향하는 새누리당 시의원들이 올해도 지난해처럼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은 당초 1학년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중학교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하고 지난해 1학년 의무급식비 113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학교환경 개선이 시급한데다 보편적 무상급식은 안된다며 반대했고, 결국 중학교 전체 학생들의 급식비를 낮춰주는 방식으로 타협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올해는 학교환경 개선을 빌미로 시의회가 의무급식비 확대를 반대하기에는 논리가 약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은 지난 26일 내년부터 매년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진에 취약한 학교건물 991개 동을 10년 안에 내진보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학교 석면 교체사업에도 내년부터 해마다 200억원을 투입해 당초 2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 '학교 석면 제로 사업'을 10년 앞당기기로 했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의무급식비를 편성할 때마다 시의회는 학교 환경개선 사업을 빌미로 반대논리를 폈다"며 "교육부의 교부금이 확대되면서 내년부터 학교환경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근 인천을 비롯해 11개 교육청이 중학교 의무급식을 하고 있다"며 "의무급식은 보수와 진보의 논리로 볼 것이 아니라 '교육'과 '지역 형평성'의 측면을 살펴야한다"고 덧붙였다.

ljm70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30 08:4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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