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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례 3인조' 무죄 앞에 검·경의 사과는 없는가?


<기자수첩> '삼례 3인조' 무죄 앞에 검·경의 사과는 없는가?

소회 밝히는 '삼례 3인조'
소회 밝히는 '삼례 3인조'(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28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강도치사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임명선(왼쪽부터), 강인구, 최대열씨 등 '삼례 3인조'가 판결 직후 취재진에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16.10.28
sollenso@yna.co.kr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누명으로 얼룩진 진실은 굽이굽이 돌아 제자리를 찾았다. 그 진실의 문에 도달하기엔 17년이 걸렸다.

검찰과 경찰의 부실수사로 강도치사사건의 누명을 쓰고 모진 세월을 견뎌야 했던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피고인들이 28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삼례 3인조' 재심사건 소회 밝히는 변호사
'삼례 3인조' 재심사건 소회 밝히는 변호사(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28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강도치사사건 재심에서 '삼례 3인조'가 무죄를 선고받자 이들을 변호한 박준영 변호사가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16.10.28
sollenso@yna.co.kr

전주지법 제1형사부(장찬 부장판사)는 이날 '삼례 3인조'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삼례 3인조'가 억울한 피의자로 몰린 지 17년 만이다.

동네 선·후배인 최대열(37), 임명선(38), 강인구(37)씨 등 '삼례 3인조'는 1999년 2월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다.

슈퍼마켓 주인 유모(76) 할머니와 옆방에서 자던 조카며느리 부부의 눈과 입을 청테이프를 가리고 금품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았다. 목을 졸린 유 할머니는 결국 질식사했다.

최씨와 임씨는 지적장애인이었고, 강씨는 말과 행동이 어눌했다. 시쳇말로 '흙수저 중의 흙수저'였다. 이들은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를 무시한 경찰의 판단에 따라 각 3∼6년간 복역하고 출소했다.

이해 11월 부산지검이 진범인 '부산 3인조'를 잡았는데도 진술 번복 등을 이유로 누명을 벗지 못했다.

만세 외치는 '삼례 3인조'
만세 외치는 '삼례 3인조'(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강도치사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삼례 3인조'(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에서 네 번째)가 28일 전주지방법원에서 판결 직후 만세를 외치고 있다. 2016.10.28
sollenso@yna.co.kr

법원이 뒤늦게라도 진실을 밝혀낸 것은 다행이다.

'삼례 3인조'는 수사 초기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왔다.

재심 재판부도 이들의 진술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으며 자백 동기나 이유,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 다른 증거들과 모순되는 점 등에 비춰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 무죄 판결로 '삼례 3인조'와 그 가족, 피해자 유족의 한이 다 풀릴 수는 없다. 이들의 삶은 송두리째 뒤집히고 무너졌다.

'삼례 3인조 강도치사사건' 진범 "죄송합니다"
'삼례 3인조 강도치사사건' 진범 "죄송합니다"(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검·경의 부실 수사와 진범 논란을 빚었던 '삼례 나라수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진짜 범인인 이모(48·왼쪽)씨가 27일 밤 전북 전주시내 한 가정집에서 피해자 최성자(51)씨를 만나 사과하고 있다. 2016.10.28
sollenso@yna.co.kr

'삼례 3인조'는 살인자란 주홍글씨를 가슴을 안고서 지난한 삶을 살아왔다. 이들의 잃어버린 세월을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다행히 법원은 이들의 한스러운 17년을 위로하고 반성했다.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전주지법 제1형사부 장찬 부장판사는 "17년간 크나큰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은 피고인들과 그 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고인들이 설령 자백했더라도 법원으로서는 피고인들이 정신지체 등으로 자기 방어력이 취약한 약자들이라는 점을 살펴 좀 더 큰 관심을 가지고 피고인의 자백 경위, 자백 내용의 객관적 합리성, 다른 증거와의 모순점 등에 대해 더욱 면밀히 살펴 자백진술의 가치를 판단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이들을 수사하고 기소한 경찰과 검찰은 단 한마디의 유감 표명도 없다. 검찰은 항소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사법부는 흔히 정의의 마지막 보루로 불린다. 사회의 시비를 종결하는 공정성, 원칙을 지키고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보호하는 국가 기관이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약자를 상대로 이뤄진 국가 폭력의 잔혹함은 물론 이를 끝까지 은폐·호도하고 책임을 회피해온 사법기관의 비정함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수사 관련자들은 지금도 "수사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수사 관련자들은 역사 앞에 겸허히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 그게 바로 사법정의를 지키는 길이다.

뒤집힌 판결보다도 잘못 앞에 반성 없이 침묵하는 사법기관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사과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sollens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28 14:2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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