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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해적당 유럽 첫 포퓰리스트 집권당 될까

부패한 기성정치에 대한 반발로 부상…직접민주주의·인터넷자유 주장
"경험 부족·정치 불안정"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4년 전 인터넷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아이슬란드 해적당이 29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총선에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해적당 선거본부 [EPA=연합뉴스]
해적당 선거본부 [EPA=연합뉴스]

지난 18개월 동안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오르내렸던 해적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집권당인 중도우파 독립당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적당의 부상이 서방을 휩쓸고 있는 기성 체제에 대한 반발 흐름을 반영하는 동시에, 정통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이런 흐름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탈리아에서는 기성 정치 체제에 반기를 든 오성운동이 제1야당을 차지하고 수도 로마와 토리노에서 30대 여성 시장을 배출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고, 스페인에서도 신생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가 약진하며 양당 체제를 무너뜨린 바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4월 사상 최대 규모의 탈세 의혹 문건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통해 다비드 귄뢰이그손 전 총리가 금융위기 당시 조세회피처에 재산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규모 시위가 일었다.

그 여파로 귄로이그손 총리는 사퇴와 함께 조기 총선을 약속했다.

당시 해적당의 지지율은 43%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해적당의 주장에 정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후 지지율은 하락세다.

수도 레이캬비크 전경 [AP=연합뉴스]
수도 레이캬비크 전경 [AP=연합뉴스]

비프로스트대학의 경제역사학자인 마그뉘스 헬가손 교수는 "정치 체제가 실패했다는 의견과 새로운 아이슬란드에 대한 광범위한 요구가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아이슬란드대학의 정치학자인 귄나르 헬기 크리스틴손 교수도 "해적당에 투표하는 것은 기성 체제에 대한 항의의 표시"라며 "기성 엘리트 정치인을 교체함으로써 정치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고 바람직하다는 유권자의 기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해적당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구성된 경험 없는 신생 정당이라는 데에 대한 우려도 있다.

레이캬비크의 인권 변호사인 카트린 오즈도티르는 "해적당은 시위 이후 희망이 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당 대표인 비아르드니 베네딕트손 재무장관은 "해적당은 이념적으로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당"이라며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그들은 유권자에게 물어보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기업들에서 나오고 있다.

로비 단체인 비즈니스 아이슬란드의 한네스 시귀르손 회장은 "기업 대부분은 정치적 불안정의 시기로 진입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2개 정당으로 이뤄지던 연정이 3∼4개 정당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3개 정당으로 이뤄진 연정 경험은 내분으로 인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 총선 부재자 투표 [EPA=연합뉴스]
아이슬란드 총선 부재자 투표 [EPA=연합뉴스]

해적당 소속 의원 3명 중 한 명인 아스타 헬가도티르(26)는 해적당이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빈말뿐인 정책은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 우리가 하지 않을 일이나 타협이 필요할 때도 왜 모든 이슈에 대해 정책이 필요한가"라고 되물었다.

대신 해적당은 잘 아는 결정을 내리고, 개인의 사생활과 기업의 투명성을 포함한 시민 권리를 밀고 나가며 더 많은 직접민주주의를 추구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헬가도티르 의원은 설명했다.

또 해적당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하는 물음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며 "권위주의와 자유주의, 자유와 지배의 문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각 정당의 지지율은 해적당이 22.6%, 독립당이 21.1%, 좌파녹색운동 18.9%로, 세 정당이 20% 안팎의 비슷한 지지율을 보여 어느 당도 과반을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적당은 연립정부 파트너로 현재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우파 정당인 독립당과 진보당은 배제하고, 나머지 좌파 정당이나 신생 우파 정당을 연정 협상 대상으로 보고 있다.

해적당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총리직에 대해서는 아직 권리를 주장하지 않아, 좌파녹색운동 대표가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mih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28 11: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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