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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 발부받을 여유 있는데도 긴급체포하면 위법"

대법, '위법한 긴급체포' 인정해 마약투약 50대 무죄 확정
대법원
대법원[연합뉴스TV 캡처]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미리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 아닌데도 필로폰 투약 의심자를 긴급체포해 범행을 자백받고 증거를 수집한 경우 긴급체포는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소변검사 결과, 필로폰 투약이 사실로 밝혀졌지만, 대법원은 긴급체포의 위법성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모(50)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은 긴급체포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설령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경찰관이 이미 피고인의 신원과 주거지 및 전화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마약투약의 범죄 증거가 급속하게 소멸될 상황도 아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이 한씨에 대한 긴급체포가 미리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은 수긍이 간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7월 마약 전과자인 한씨가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제보를 받은 경찰은 집으로 찾아가 문을 강제로 열고 긴급체포했다. 붙잡힌 한씨는 투약을 자백하고, 소변검사에도 동의했다. 소변에서는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다.

재판에서는 경찰의 긴급체포가 적법한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형사소송법은 증거를 없애거나 도망갈 염려가 있고 긴급을 요할 때 피의자를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긴급을 요한다는 것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등과 같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를 말한다.

1, 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시일의 경과에 따라 신체에서 마약 성분이 희석·배설돼 증거가 소멸될 위험성이 농후하다"며 긴급체포의 적법성을 인정해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한씨의 전화번호와 주거지 등을 모두 파악한 경찰은 제보자를 조사하는 등으로 소명자료를 준비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위법한 긴급체포로 수집한 현장사진과 소변검사 결과 등은 모두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았다. 자백도 본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hy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28 12: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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