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르포> '엘 도라도' 전설 서린 황금의 땅 콜롬비아

엘도라도 기원 된 과타비타 호수…보고타 황금박물관엔 황금 등 유물 5만여 점 전시

(보고타·과타비타<콜롬비아>=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1959년 문을 연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국제공항의 이름은 '엘 도라도'(El Dorado)다.

남미 대륙에 국경이 생기기 전, 지금의 콜롬비아 지역에 황금을 몸에 바른 사람 혹은 황금의 제국이 있다는 전설이 퍼져 수많은 이들이 황금을 찾아 나서면서 '황금빛이 나는 사람'이라는 뜻의 엘 도라도는 막대한 부의 상징과 같은 단어가 됐다.

실제로 현재 보고타 근처의 과타비타 호수에선 과거 원주민 무이스카(Muisca) 족의 족장이 황금 가루를 몸에 바르고 즉위식을 열었다고 하며 이 무이스카 족장은 진정한 '엘 도라도'로 여겨졌다.

지금은 연간 금 생산량 세계 10위에도 들지 못하는 콜롬비아지만 황금에 얽힌 과거의 전설과 영광은 과타비타 호수와 보고타 황금 박물관(Museo del Oro)에 남았다.

'엘 도라도' 전설 서린 과타비타 호수
'엘 도라도' 전설 서린 과타비타 호수(과타비타<콜롬비아>=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찾은 콜롬비아 과타비타 호수 풍경. 과거 원주민 무이스카(Muisca) 족의 새 족장이 즉위할 때 몸에 금가루를 바른 채 이 호수에서 즉위식을 치른 데서 '엘 도라도'(El Dorado·황금빛이 나는 사람) 전설이 비롯됐다. 2016.10.28
jk@yna.co.kr

◇ 엘 도라도 전설 시작된 과타비타 호수

과타비타(Guatavita) 시는 보고타에서 직선거리로 약 50㎞ 떨어져 있지만, 해발 2천600m에 있는 보고타와 주변이 대부분 산지여서 육상 교통이 발달하지 못해 차로 가면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찾은 과타비타 호수는 과타비타 시에서 1시간쯤 더 가야 나왔다. 절반 정도는 포장도로라 쉽게 갈 수 있었지만, 곧 비포장도로가 나오더니 호수와 가까워지면서는 차 두 대가 통과하기 어려운 좁은 산길이 이어졌다.

목적지가 가까워진 지점에선 내려오는 차, 올라가는 차, 험한 지형에 타이어가 터져버린 차 등이 뒤섞여 길이 막혀 버리자 아예 차를 세워두고 걸어 오르는 사람들도 있어 길이 더욱 좁아지고 복잡해졌다.

관광객 밀톤 엔리케(29)는 "21세기인 지금도 이렇게 접근이 어려운 길인데 말을 타거나 걸어 다녔던 과거엔 황금을 찾는 사람들이 고생을 하면서 올라왔을 모습이 상상이 된다"고 말했다.

'엘 도라도' 전설 서린 과타비타 호수로 가는 길
'엘 도라도' 전설 서린 과타비타 호수로 가는 길(과타비타<콜롬비아>=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관광객들이 해발 3천m에 있는 콜롬비아 과타비타 호수로 올라가고 있다. 과거 이 지역 원주민 무이스카(Muisca) 족의 새 족장이 즉위할 때 몸에 금가루를 바른 채 과타비타 호수에서 즉위식을 치른 데서 '엘 도라도'(El Dorado·황금빛이 나는 사람) 전설이 비롯됐다. 2016.10.28
jk@yna.co.kr

체증과 험로를 뚫고 올라가면 '천식, 고혈압 등 환자는 입장 금지'라는 팻말이 보인다. 호수로는 해발 3천m 고지대에 난 오르막 산길로 걸어서만 갈 수 있으므로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호수를 구경도 할 수 없다.

과타비타 호수는 오늘날 콜롬비아 쿤디나마르카 주와 보야카 주 고지대에 살던 원주민 무이스카 족이 새 족장의 즉위식을 거행하던 곳이다. 호수를 향해 올라가기 전 무이스카 족의 새 족장이 즉위하기에 앞서 머물렀던 움막을 재현한 구조물이 먼저 나온다.

관광객들을 인솔하던 가이드는 "새 족장은 움막 속에서 외부인 접촉, 소금 섭취, 낮 외출을 금지당한 채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낸 다음에야 즉위할 자격을 얻었다"고 말했다.

움막을 지나 20분가량 산길을 올라가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원형에 가까운 과타비타 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1억 년 전 해저였던 지역의 바닥에 있던 소금이 안데스 산맥이 융기할 때 침식되면서 지금과 같은 호수가 됐다고 한다.

엘 도라도 전설은 무이스카 족장 즉위식에서 비롯됐다. 새 족장은 즉위식 날 온몸에 끈적거리는 진흙을 바르고 그 위에 금가루를 발랐다고 전해진다. 황금빛이 나는 사람, 즉 엘 도라도가 되는 것이다.

15세기 스페인 역사가 곤살로 페르난데스 데 오비에도는 "새 족장은 다른 그 어떤 아름다운 옷을 입더라도 덜 아름다웠을 것"이라며 "황금으로 만든 장신구나 무기도 소박하고 평범한 것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엘 도라도' 전설 서린 과타비타 호수
'엘 도라도' 전설 서린 과타비타 호수(과타비타<콜롬비아>=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찾은 콜롬비아 과타비타 호수 풍경. 과거 원주민 무이스카(Muisca) 족의 새 족장이 즉위할 때 몸에 금가루를 바른 채 이 호수에서 즉위식을 치른 데서 '엘 도라도'(El Dorado·황금빛이 나는 사람) 전설이 비롯됐다. 2016.10.28
jk@yna.co.kr

금가루를 몸에 바른 새 족장은 이어 금과 에메랄드로 만든 다양한 장신구를 실은 뗏목에 사제들과 함께 타고 호수 가운데로 나아가서는 물속으로 장신구들을 던져 신에게 제물을 바쳤다고 한다.

1537년 이 호수에 처음 도달한 스페인 정복자들은 호수 바닥에 가라앉았을 황금을 건져 올리려 수 세기 동안 애썼다. 1898년엔 '과타비타 호수 개발 회사'가 설립돼 수도관을 설치하고 물을 모두 뽑아내기도 했지만, 햇볕에 노출된 바닥의 진흙이 굳어버려 장신구 몇 개만 찾아낼 수 있었다.

콜롬비아 정부는 1965년 이 호수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호수의 물을 뺄 수 없도록 법으로 막았다.

전설의 황금을 찾아 과타비타 호수를 탐험한 이들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엘 도라도라는 이름은 부의 상징으로 남았다. 미국 고급 차의 상징인 캐딜락이 만든 차량 중에도 이 이름을 사용한 것이 있었다.

1880년대 미국 서부 개척에 나섰다가 실패를 겪은 이들은 미국 애리조나 주 툼스톤에 지옥(hell)과 엘 도라도를 결합한 '헬 도라도'라는 별명을 붙였다고도 전해진다.

'엘 도라도' 전설 상징하는 무이스카 뗏목
'엘 도라도' 전설 상징하는 무이스카 뗏목(보고타=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황금박물관(Museo del Oro)에 전시된 '무이스카 뗏목'을 촬영한 모습. 이 작품은 과거 원주민 무이스카(Muisca) 족의 새 족장이 즉위할 때 몸에 금가루를 바른 채 뗏목을 타고 과타비타 호수에서 즉위식을 치르던 장면을 재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이스카 족장 즉위식에서 '엘 도라도'(El Dorado·황금빛이 나는 사람) 전설이 비롯됐다. 2016.10.28
jk@yna.co.kr

◇ 보고타 황금박물관에 안착한 엘 도라도 전설의 상징 '무이스카 뗏목'

정복자들은 황금을 찾아 보고타 북쪽의 과타비타 호수 일대를 뒤졌지만, 1969년 보고타 남쪽 파스카 시의 한 동굴에서 금가루로 치장하고 뗏목에 올라탄 족장을 표현한 황금 공예품이 발견됐다.

농부 3명이 찾아낸 이 유물엔 현재 '무이스카 뗏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길이 19.5㎝, 너비 10.1㎝, 높이 10.2㎝에 순도 80% 이상의 금으로 만들어졌으며 무이스카 족 문화 후기에 해당하는 1200∼150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뗏목 가운데 있는 가장 큰 인물은 즉위하는 족장이며 주변의 작은 인물들은 족장을 수행하는 사제와 노를 젓는 사람들로 해석된다.

'엘 도라도' 전설 상징하는 무이스카 뗏목
'엘 도라도' 전설 상징하는 무이스카 뗏목(보고타=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황금박물관(Museo del Oro)에 전시된 '무이스카 뗏목'을 촬영한 모습. 이 작품은 과거 원주민 무이스카(Muisca) 족의 새 족장이 즉위할 때 몸에 금가루를 바른 채 뗏목을 타고 과타비타 호수에서 즉위식을 치르던 장면을 재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이스카 족장 즉위식에서 '엘 도라도'(El Dorado·황금빛이 나는 사람) 전설이 비롯됐다. 2016.10.28
jk@yna.co.kr

이 작품은 현재 콜롬비아의 레푸블리카 은행이 운영하는 보고타 시내의 황금박물관이 소장, 전시하고 있다.

무이스카 뗏목은 다른 유물들과 떨어져 홀로 별도 공간에 전시돼 황금 등 각종 금속 공예품 5만여 점을 소장한 이 박물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박물관 측은 "지금까지 소장품의 해외 순방 전시가 200회 넘게 있었지만, 무이스카 뗏목은 한 번도 콜롬비아를 벗어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보고타 황금박물관에 전시된 황금 유물들
보고타 황금박물관에 전시된 황금 유물들(보고타=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황금박물관(Museo del Oro)에 전시된 유물들을 촬영한 모습. 콜롬비아는 '황금빛이 나는 사람'이라는 뜻의 엘 도라도(El Dorado)에 대한 전설이 시작된 곳이다. 2016.10.28
jk@yna.co.kr

25일 찾은 박물관은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무이스카 뗏목이 전시된 공간엔 1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콜롬비아인 관람객 디에고 움베르토(35)는 "이 황금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콜롬비아를 갈망한 것 아니냐"며 "그 옛날 원주민들이 이토록 정교한 작품을 만든 것이 놀랍고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보고타 황금박물관에 전시된 황금 유물들
보고타 황금박물관에 전시된 황금 유물들(보고타=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황금박물관(Museo del Oro)에 전시된 유물들을 촬영한 모습. 콜롬비아는 '황금빛이 나는 사람'이라는 뜻의 엘 도라도(El Dorado)에 대한 전설이 시작된 곳이다. 2016.10.28
jk@yna.co.kr

미국인 제프 존스(55)도 "엘 도라도라는 유명한 황금 전설에 끌려 박물관을 찾아왔다"며 "무이스카 뗏목뿐만 아니라 황금 피리, 재규어 가면, 목걸이 등 온갖 장신구의 수준이 매우 높아 놀랍다"고 감탄했다.

1939년 문을 연 황금박물관은 무이스카 뗏목 외에도 금속 공예, 스페인 도래 이전 콜롬비아의 사람들과 황금, 우주의 기원과 상징, 의례용 제물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눈 상설 전시실을 두고 콜롬비아에서 발견된 다양한 황금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보고타 황금박물관에 전시된 황금 유물들
보고타 황금박물관에 전시된 황금 유물들(보고타=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황금박물관(Museo del Oro)에 전시된 유물들을 촬영한 모습. 콜롬비아는 '황금빛이 나는 사람'이라는 뜻의 엘 도라도(El Dorado)에 대한 전설이 시작된 곳이다. 2016.10.28
jk@yna.co.kr
보고타 황금박물관
보고타 황금박물관

j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28 08:30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광고
AD(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