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美대선 D-10> 고립주의·보호무역 파고 한반도 덮치나

송고시간2016-10-29 13:00

선거내내 북핵-동맹-FTA 등 한반도 이슈 논란…상호 공격소재로 활용

한반도정책 변화 불가피…힐러리 '미세 조정' vs 트럼프 '큰폭 변화'


선거내내 북핵-동맹-FTA 등 한반도 이슈 논란…상호 공격소재로 활용
한반도정책 변화 불가피…힐러리 '미세 조정' vs 트럼프 '큰폭 변화'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을 뽑는 이번 대선에서는 역대 어느 때보다 고립주의와 보호무역 기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민주, 공화 양당 모두 경선과정에서부터 '아웃사이더'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미국의 기존 가치와는 다른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면서 대세를 형성한 탓이다.

특히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이런 기조는 더욱 굳어졌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역시 지지층과 이번 대선의 핵심 승부처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 제조업지대)의 표심을 의식해 통상분야에서만큼은 보호무역 기조로 돌아섰다.

이런 분위기는 한미동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반도 이슈에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북한의 잇따른 핵과 미사일 도발과 맞물려 한반도 이슈가 선거 내내 미국 대선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CG)
힐러리 클린턴(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CG)

[연합뉴스TV 제공]

민주당 소속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1976년 6월 주한미군 철수를 대선공약으로 내걸면서 한반도 이슈가 주요 대선 쟁점이 됐던 것을 제외하면, 역대 미국 대선에서 이번처럼 한반도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진 적은 없었다.

클린턴, 트럼프 두 후보의 그간 발언들로 볼 때 '클린턴 정부' 하에서는 대북정책이나 한미동맹, 한미FTA 등 전 분야에 걸쳐 지금과 같은 기조 유지 속에 미세 조정이 예상되지만 '트럼프 정부' 하에서는 예측불가능할 정도의 전방위 변화가 예상된다.

클린턴은 현재 굳건한 동맹과의 협력을 토대로 한 '제한적 개입주의'를,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입각한 '신(新)고립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한미동맹의 운명은?…대북정책 압박 강화냐 대화 병행이냐

지금의 한미동맹 체제 역시 이번 대선의 승자가 클린턴이냐, 트럼프냐에 따라 자칫 양극단의 길을 걷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연일 한국을 비롯한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집권 시 방위비 재협상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방위비 100% 부담은 왜 안 되느냐'는 언급까지 수차례 했을 정도다.

지난 19일 마지막 TV토론에서도 일본과 독일, 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차례로 거론하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의해 착취되고 있다. 이들 나라는 부자국가들인데 왜 방위비를 더 내면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는 심지어 방위비 협상 불발 시 해당 동맹의 미군 철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은 한 발짝 물러서긴 했지만, 때에 따라서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까지 용인할 수 있다는 언급까지 했다.

지난 16일 美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유세장의 힐러리 클린턴
지난 16일 美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유세장의 힐러리 클린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반해 클린턴은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트럼프의 동맹관이 미국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후보수락 연설에서 던진 첫 일성도 '전 세계 동맹과 함께'였다.

클린턴은 마지막 TV토론에서 "미국은 우리 동맹을 통해 평화를 유지해 왔다"면서 "트럼프는 지금 그런 우리의 동맹체제를 찢어버리길 원한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특히 "동맹은 세상을, 솔직히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든다. 나는 아시아와 유럽, 중동 그리고 그 밖 지역의 동맹들과 협력할 것"이라면서 "그게 평화를 유지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클린턴 역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는 현실에 맞게 증액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어서 클린턴이 당선되더라도 우리나라의 방위비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맹 이슈만큼 뜨거웠던 주제는 바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다.

북한이 지난 1월과 9월 4, 5차 핵실험을 하고 각종 미사일 도발을 일삼으면서 북핵 문제는 미 대선의 한복판으로 들어왔다.

지난 10월4일 버지니아 주 팜빌의 롱우드대학에서 열린 부통령후보 토론에서는 '대북 선제공격론'까지 나왔다. 민주당 부통령후보 팀 케인이 관련 질문에 향후 북한의 임박한 위협 앞에서는 '선제 행동'(preemptive action·선제공격)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TV토론이나 유세장에서 원론적이나마 선제공격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었다.

트럼프, 클린턴 두 후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한목소리로 규탄하면서도 해법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대북압박과 함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대화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에 압박과 제재에 초점을 맞춘 클린턴은 트럼프가 북한의 독재자와 섣불리 대화하겠다고 한다며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누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현 대북정책은 일정 부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북한의 분명한 비핵화 의지 없이는 대화는 절대 불가하며, 북한에 대한 더 강도 높은 압박을 통해 비핵화 대화를 끌어낸다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같은 민주당인 클린턴이 현 정부 대북정책의 큰 틀을 계승하고 있다.

◇한미FTA와 통상이슈 영향은…정도의 차이 있으나 통상마찰 불가피

클린턴과 트럼프가 외교·안보이슈에서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지만, 통상분야에서는 큰 틀에서 보호무역 기조를 공유하고 있다. 물론 강도 면에서는 트럼프가 훨씬 세다.

트럼프는 자신의 최대 지지기반인 러스트벨트의 백인 노동자 표심을 노리고 시종일관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을 싸잡아 비판해 왔다.

지난 21일 美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 유세장의 도널드 트럼프
지난 21일 美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 유세장의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클린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최악의 협정으로 규정하며 재협상 내지 철회를 공언했고, 한미FTA에 대해서도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 '재앙'이라고까지 매도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재협상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힐러리 클린턴이 주도한 한국과의 무역협정 때문에 우리는 또 다른 일자리 10만 개를 빼앗겼다"는 게 트럼프의 일관된 메시지다.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통상업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시 폐기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집권 시 한미FTA 재협상 내지 재검토를 포함해 전방위 통상마찰이 예상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클린턴 역시 큰 틀에서는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무장관 재직 시절 지지했던 TPP에 대해서도 반대로 돌아섰다.

클린턴의 입장이 반영된 민주당의 정강에도 "지난 30여 년간 미국은 애초의 선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너무나 많은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이제는 과도한 (규제)자유화를 중단하고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지지하는 그런 무역정책을 개발하며, 여러 해 전에 협상된 무역협정들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 담겼다.

클린턴 정부 아래에서도 일정 정도의 통상분쟁이 불가피함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클린턴은 나프타와 한미FTA 등 기존에 맺은 협정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입장인 데다가, 본인의 입으로 이를 직접 비판한 적이 없어 재협상 등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sims@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