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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쓰레기 관내 소각장 못 가고 '인천행' 신세 까닭은

송고시간2016-10-24 06:11

이물질 탓 안 받아…서울시, 문제 알지만 주민 눈치에 속앓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강남구에서 배출되는 쓰레기가 관내 소각장으로 석 달이 넘도록 가지못하고 있다. 매달 쓰레기 수천t이 멀리 수도권 매립지까지 가지만, 관할 서울시는 팔짱만 끼고 있다는 비판이나온다.

24일 서울시와 강남구 등에 따르면 구는 매일 생활 쓰레기 250t, 재활용품 80t, 음식물 쓰레기 200t가량을 배출해낸다. 이들 쓰레기 가운데 상당수는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소각장인 강남자원회수시설에서 처리하게 돼 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올해 7월부터 강남자원회수시설에서 이물질이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는 요원이 이물질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매번 강남구 쓰레기를 돌려보내기 시작했다.

강남구가 강남자원회수시설에서 올해 소각한 쓰레기는 1월 6천749t, 2월 6천112t, 3월 7천61t, 4월 6천771t 등 매달 수천t에 달했다. 그러다 7월 313t, 8월 447t, 9월 141t으로 '뚝' 떨어졌다.

강남구 쓰레기를 문제 삼기 시작하면서 태워서 처리하는 쓰레기양이 20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구는 매일 55㎞ 넘게 떨어진 인천 수도권 매립지로 쓰레기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한 강남구 쓰레기 용역 업체가 20일 작성한 '생활폐기물 반입 관련 일일보고'는 "다른 자치구 대형 차량은 동시에 여러 대가 쓰레기를 반입해 투하했지만, 강남구 소형 차량은 한 대씩만 진입해 검사하고, 다음 차량이 들어가는 방법으로 이뤄져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업체는 차량 1대 분량 쓰레기를 들여보내는 데 4시간이나 걸렸다.

또 다른 업체는 아예 "소각장 입구로 쓰레기를 반입했지만, 이물질 등을 이유로 반출됐다"며 "소각장 출입카드조차 회수당했다"고 강남구에 보고했다.

반면 강남자원회수시설을 이용하는 송파·서초 등 다른 자치구 7곳의 쓰레기는 아무 이상 없이 소각장에 반입되고 있다.

강남구 측은 하루아침에 강남 쓰레기에만 이물질이 다량 유입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만큼, 소각장 요원들이 자의적으로 쓰레기 반입을 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수분이 많다거나 적은 양의 음식물이 섞여 있다는 이유로 쓰레기를 되돌려보내고 출입카드를 뺏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환경부 지침에 따라 일반폐기물인 생리식염수 팩을 의료 폐기물이라며 6개월 정지 조치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기피 시설인 자원회수시설을 설치하면서 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주고자 매년 100억원대의 예산을 지원했다. 또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민지원협의체를 두고 지원사업을 협의하고, 쓰레기 반입을 감시하는 주민을 추천토록 했다.

강남구는 이번 '쓰레기 대란'의 배후에는 강남 쓰레기를 받지 못하도록 하려는 주민지원협의체의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남구가 주민지원협의체가 요구한 쓰레기 반입 시간 변경에 반대하고, 주민지원협의체 소속 일부가 강남구 발주 재활용시설 사업에 입찰했으나 다른 업체가 선정되면서 이 같은 불화가 빚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도 한다.

강남자원회수시설을 관할하는 서울시도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지만, 주민지원협의체 눈치를 보느라 속만 태우고 있다.

강남구는 이달 4일과 13일 서울시에 잇따라 공문을 보내 "운영 주체인 서울시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해결을 바란다"고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소보다 '엄격하게' 쓰레기 검사를 하는 것을 막기는 어렵지 않느냐"며 "소각장 자체가 주민 기피 시설이라 주민지원협의체와 대화를 이어가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소각장 진입을 시도하다 되돌아가는 강남구 쓰레기차
소각장 진입을 시도하다 되돌아가는 강남구 쓰레기차

쓰레기에 이물질이 있는지 검사하는 모습
쓰레기에 이물질이 있는지 검사하는 모습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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