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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원 펀드 만든 손정의, 어떻게 석유왕국 사우디 마음 샀을까

송고시간2016-10-19 17:15

사우디 실세 왕세자 방일에 면담신청…석유의존도 낮추려던 사우디와 '윈-윈' 노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본 IT·통신기업 소프트뱅크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고 전세계 IT기업에 5년간 투자할 100조 원대 펀드를 조성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의 돈 자루를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은 미래 기술 투자금에 목이 말랐던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과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구조를 개혁하려는 사우디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소프트뱅크는 지난 7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234억 파운드(약 32조원)에 사들이겠다고 밝힌 후 재원 마련과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당장 소프트뱅크의 순 부채가 1천50억 달러에 달하게 됐고 인수를 마무리 지으려면 지주회사의 일부를 매각해 현금화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손 사장은 도이체방크 출신 라지브 미스라 이사에게 자금 조달 방안을 찾아오라고 지시했고, 미스라 이사가 전 동료들에게 투자자 물색을 부탁했다.

당시 전 동료들이 접촉한 인물 가운데 사우디 고위 관계자가 있었다.

때마침 지난달 사우디 대표단이 중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일정에 맞춰 일본을 방문했다.

사우디의 실세로 꼽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부왕세자를 비롯한 500명의 대표단이 도착하자 소프트뱅크는 재빨리 면담 일정을 잡았다.

손 사장은 사우디 국부펀드(PIF) 수장인 야시르 알루마얀, 칼리드 팔리흐 사우디 석유장관, 마제드 빈 압둘라 알카사비 무역·투자장관을 줄줄이 만났으며 맨 마지막에는 빈 살만 알사우드 부왕세자를 직접 만나는 기회를 얻었다.

손 사장은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했을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슈퍼셀, 야후 재팬 등 성공적인 투자사례를 열거하며 사우디 마음 사로잡기 나섰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펀드 조성) 계획은 손 사장과 부왕세자가 만난 이후에 생명력을 얻었다"며 "손 사장이 부왕세자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일본을 방문했던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부왕세자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을 방문했던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부왕세자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우디로서도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IT 기업과 손을 맞잡는 게 구미가 당기는 일이었다.

사우디는 현재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제·사회 정책인 '비전 2030'을 선언하고 개혁을 진행 중이다.

하타나카 요시키 일본국제개발센터 중동 전문가는 "사우디가 향후에 글로벌 투자금을 끌어오려면 결정이 빠르고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과 눈에 띄는 계약을 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를 제외하고는 그럴 상대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면담에서 빈 살만 알사우드 부왕세자는 손 사장에게 사우디를 한 번 방문하고 어떤 나라인지 이해해보라고 권유했고, 손 사장은 지난주 사우디를 찾아 동부 유전지대와 아람코를 둘러봤다.

이후 양측은 1천억 달러(약 113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합의에 따라 향후 5년간 사우디가 450억 달러, 소프트뱅크는 250억 달러, 제3의 글로벌 투자자가 350억 달러를 내놓는 총 1천억 달러 규모의 펀드가 탄생하게 됐다.

손 사장의 측근은 "이는 전형적인 차입금을 이용한 기업인수(LBO)나 벤처 투자는 아니지만, 기회를 알아보는 손 사장만의 독창적인 능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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