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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되지만 당차게 일어선 평화의 소녀상 만들었죠"

1억원 뜻 모아 인천 부평공원 '평화의 소녀상' 29일 제막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앳된 얼굴의 단발머리 소녀는 양 주먹을 굳게
쥐고 먼 곳을 응시했다. 눈빛이 당찼다.

16일 오전 만난 김창기(52) 작가는 인천시 중구 신흥동의 작업실에서 석고로 조각한 '평화의 소녀상' 옆에 똑같은 모습으로 섰다.

인천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
인천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 평화의 소녀상 김창기 작가가14일 오전 인천시 중구 신흥동의 작업실에서 소녀상 옆에 서 있다. 2016.10.16
chamse@yna.co.kr

"당당하고 주체적이고 진취적인 모습, 내 목소리를 당차게 내려는 느낌이 표현된 소녀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는 7월 초여름부터 인천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134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인천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가 후보 3명 가운데 인천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김 작가를 동상 제작자로 선정했다.

김 작가는 "예술은 부조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어떤 매개체를 시각적인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내가 만든 소녀상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데 아주 작은 몸짓이라도 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으로 제작에 임했다"고 말했다.

소녀상 디자인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공원에 들어서는 만큼 시민들이 부담 없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동상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전국에 건립된 소녀상 이미지를 300개 넘게 수집하고 난징 대학살이며 홀로코스트 등 비극적인 전쟁을 공부했다. 영화 '귀향'을 돌려보며 작업할 때의 감정을 유지했다.

당시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갔던 위안부 소녀들의 나이가 갓 13∼18살. 김 작가의 초등학교 6학년 딸이 모델을 해 줬다.

그는 "모델 서 줄래 하니 딸이 '아빠 나는 그런 아픈 경험을 하지 못했는데…'라고 해 마음이 울컥했다"며 "'내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수십 번씩 소녀상 조각을 고쳤다"고 떠올렸다.

인천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
인천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이 14일 오전 인천시 중구 신흥동의 김창기 작가 작업실에 전시돼 있다. 2016.10.16
chamse@yna.co.kr

그는 무더웠던 여름 하루에 7∼8시간씩 흙으로 소녀상을 빚었다. 흙이 마를세라 선풍기도 틀지 못한 채 석고로 다시 뜬 상의 표정과 자세를 고치고 또 고쳤다.

키 153cm에 단발머리, 주먹을 꼭 쥐고 고개를 살짝 든 채 서 있는 소녀상이 완성돼 동상 제작 작업에 들어갔다.

김 작가는 "더 이상의 사과는 없다는 일본 정부와 위안부 합의를 보면서 움츠리지 않고 우아한 모습의 소녀상을 만들어드리려 했다"며 "진정성 어린 사과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고한 인식만이 우리가 바라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돈 몇 푼 줄 테니 알아서 하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지 말라고 외치는 것"이라며 "아무 몸짓 없이 주먹 쥐고 일어나기만 한 소녀상의 모습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녀상이 완성되면 바로 옆에 자연석 하나를 놓을 계획이다.

누구나 소녀 옆에 앉아서 아픈 과거를 연상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천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
인천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이 14일 오전 인천시 중구 신흥동의 김창기 작가 작업실에 전시돼 있다. 2016.10.16
chamse@yna.co.kr

그는 "인사동과 인천 선광미술관에서 평화의 소녀상 개인전을 연 뒤 게릴라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시민들이 소녀상 곁에 직접 서 보면서 참여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전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평화의 소녀상은 29일 부평구 부평공원에서 제막할 예정이다.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는 6월 초부터 최근까지 소녀상 제작·설치 비용 1억원을 모금했다.

원래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의미로 광복절에 제막할 예정이었으나 모금액이 부족해 10월로 늦춰졌다.

cham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16 07: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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