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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지평 넓힌 '음유시인' 밥 딜런의 문학성(종합)

송고시간2016-10-13 22:49

"문학적, 시적, 철학적인 가사…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결합"

노벨문학상에 미국 가수 겸 시인 밥 딜런
노벨문학상에 미국 가수 겸 시인 밥 딜런

(AP=연합뉴스)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미국 가수 겸 시인 밥 딜런(75)을 선정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대인 집안 출신인 딜런은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싱어송라이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밥 딜런이 프랑스에서 공연하는 모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사람이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사람이라 불리게 될까/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모래에 앉아 잠들게 될까/ 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다녀야/ 영원히 그것들이 금지될까/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답을 알고 있다네"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 중)

올해 노벨문학상이 소설가나 시인, 극작가도 아닌 미국 포크록 가수 밥 딜런(75)에게 돌아갔다.

美포크록 가수 밥 딜런, '깜짝' 노벨문학상
美포크록 가수 밥 딜런, '깜짝' 노벨문학상


(스톡홀름 EPA=연합뉴스)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미국의 유명 포크록 싱어송라이터 겸 시인 밥 딜런(75)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13일(현지시간) "위대한 미국 노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사라 다니우스 스웨덴 한림원 사무총장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모습.
lkm@yna.co.kr

스웨덴 한림원은 기존 노벨문학상의 질서에서 벗어나 비(非) 문인인 딜런을 수상자로 선정하는 파격을 연출한 이유로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고 설명했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딜런의 노래를 "귀를 위한 시"라고 했다. 이어 "그의 작품은 시로 읽기에도 완벽하게 훌륭하다"며 "지난 5천 년을 돌아보면 호머와 사포를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연주를 위한 시적 텍스트를 썼고, 밥 딜런도 마찬가지"라고 치켜세웠다.

그의 문학성은 이름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의 본명은 로버트 앨런 지머맨이었으나, 그는 영국 시인 딜런 토머스(1914∼1953)를 따라 밥 딜런으로 바꿔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美포크록 가수 밥 딜런, '깜짝' 노벨문학상
美포크록 가수 밥 딜런, '깜짝' 노벨문학상


(AP=연합뉴스)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미국의 유명 포크록 싱어송라이터 겸 시인 밥 딜런(75)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13일(현지시간) "위대한 미국 노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2년 로스앤젤레스 공연에서의 밥 딜런.
lkm@yna.co.kr

노래 가사를 시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 그는 1990년대 말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다.

특히 기존 대중음악의 가사가 단선적인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데 비해 그의 노래 가사는 다루는 주제부터 달랐다. 반전과 평화, 자유, 저항정신을 노래했다. 그러면서도 대표곡인 '블로잉 인 더 윈드'(1963)에서도 알 수 있듯 직접적인 구어체의 가사가 아니라 서정적이고 시적인 은유와 상징을 구사했다.

저항정신을 담은 다른 곡 '더 타임스 데이 아 어 체인징'(The Times They Are A-Changin', 1964)에서는 "사람들아 와서 모여라, 어디를 헤매왔든. 너를 둘러싼 물이 불어났음을 인정해라. 그리고 곧 네가 거기 뼛속까지 흠뻑 젖게 될 것임을 받아들여라. 이제 너는 헤엄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돌처럼 가라앉을 테니까. 시대는 변하고 있으니"라며 대중에게 시대 변화에 대한 각성을 촉구한다. 한 편의 저항시(詩)로 봐도 부족함이 없는 가사다.

노벨문학상 지평 넓힌 '음유시인' 밥 딜런의 문학성(종합) - 4

또 다른 대표곡인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 1973) 역시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요. 엄마, 내 총들을 땅에 꽂아줘요. 길게 드리워진 먹구름이 내려오고 있어요"라며 전쟁 또는 죽음의 종식, 평화와 안식을 향한 열망을 노래한다. 이 노래 가사는 특히 '녹-녹-노킹'(Knockin')이란 단어의 반복 속에 뛰어난 운율을 보여주는 가사로 평가받는다.

딜런 가사의 문학성을 본격적으로 연구해 '음유시인 밥 딜런'(2015)이라는 책을 펴낸 영문학자 손광수 씨는 이 책에서 "딜런의 노래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예술'이나 '미학'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단지 장식적 수사가 아니다. 그가 구축한 예술 형식의 특징인 시와 노래의 결합은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을 가로질러 새로운 미학적 공간을 연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고급예술이 지닌 작가주의와 진지함 그리고 저항성을 노래라는 문화 상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럼으로써 그의 노래는 문화 상품이면서도 상업성 배후에 놓인 자본주의 사회질서와 대립한다"고 정리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밥 딜런의 음악은 문학적, 시적, 철학적"이라며 "그는 1960년대 음악을 하던 모든 사람에게 '세상에 이런 노래를 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가사 수준이 놀라울 정도로 비약하게 됐다. 밥 딜런의 가사는 비틀스의 존 레논을 비롯해 20세기 대중음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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