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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삼성전자·현대차, 품질 흔들리면 미래가 없다

(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라고 할 만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심각한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한 차례 리콜을 시행하고도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해 세계 곳곳에서 문제가 잇따랐다. 삼성전자는 11일 글로벌 판매중단을 선언했고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요국 규제 당국의 사용중지 권고 또는 리콜 조치가 이어졌다. 첫 번째 리콜 이후 삼성전자는 결함 시정이 완료됐다면서 자신 있게 판매를 재개했지만, 배터리 발화 사례는 그치지 않았다. 당초 계열사 배터리가 문제였던 것으로 파악했지만, 지금은 뭐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결국 갤럭시노트7을 조기에 단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소비자들이 엔진 결함을 이유로 제기한 집단소송과 관련해 이미 지난해 리콜한 2011~2012년 생산분 쏘나타뿐만 아니라 2013~2014년 생산된 쏘나타에 대해서도 보상해 주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해당 차량 구입 고객 88만5천 명에게 무상 엔진 점검과 수리, 견인, 렌터카 대여 비용은 물론 그사이 쏘나타를 중고차로 팔았을 경우 엔진 결함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한 부분까지 물어야 한다. 집단소송에 참여한 원고들은 쏘나타에 장착된 세타 엔진의 커넥팅로드 등 부품의 문제로 엔진이 작동을 멈추거나 소음이 났고 현대차가 이런 결함을 숨긴 채 차량을 판매해 소비자보호법 등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지난해 6월 생산된 싼타페 2천360대의 에어백 결함을 알고도 적법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토교통부에 의해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이 같은 사례들은 주력제품의 안전에 관한 핵심 기술에 결함이 발생했고 문제가 불거진 후 신속하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두 기업이 온갖 어려움을 딛고 오늘날 세계 일류의 반열에 올라선 것은 품질에 대한 신념 덕이 크다. 지금은 병석에 누워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삼성전자가 1995년 품질 불량으로 수거된 애니콜 휴대전화기 15만대를 구미사업장 운동장에 쌓아두고 해머와 불도저로 산산조각낸 다음 불에 태운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분신과도 같은 제품이 '화형'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이기태 당시 무선부문 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절치부심하며 품질 개선에 힘쓴 끝에 '애니콜 신화'를 창조해냈다. 2002년 8월 수출용 기아 오피러스 차량을 직접 시운전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소음 문제를 지적하며 그 자리에서 저소음엔진으로 교체할 것을 지시해 수출이 40일이나 지연된 것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이런 삼성전자와 현대차에서 핵심 제품의 품질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은 불길한 조짐이다. 세세한 기술적인 문제와는 별개로 뭔가 큰 틀에서 잘못된 것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합리적' 사고가 몸에 밴 신세대가 다수인 지금의 임직원들에게 '불량제품 화형식'은 의지를 북돋우고 분발을 촉구하는 효과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업이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사실만은 마음에 새겨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11 16: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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