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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파피"…오티스, 보스턴 팬들과 눈물로 작별인사

86년 묵은 '밤비노의 저주' 끊은 보스턴 간판타자
은퇴 시즌 타율 0.318, 38홈런, 127타점…녹슬지 않은 기량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빅파피' 데이비드 오티스(41)가 눈물을 흘리며 팬들과 작별했다.

보스턴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3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3-4로 졌다.

보스턴은 1차전 4-5 패배, 2차전 0-6 패배에 이어 안방에서 열린 3차전마저 내주고 시리즈 탈락이 결정됐다.

올 시즌 뒤 은퇴를 선언한 오티스는 이로써 그가 원하지 않던 방식으로 쓸쓸하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퇴장하게 됐다.

오티스는 2-4로 뒤진 8회말 2사 1루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내며 1루 출루에 성공했다.

보스턴은 오티스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2루에서 핸리 라미레스의 좌전 적시타로 3-4, 1점 차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2루에 진루한 오티스는 대주자 마르코 에르난데스로 교체됐다.

보스턴 팬들은 오티스에게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현역 선수로 마지막으로 받는 환호일 수도 있었으나 오티스는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을 뿐 관중들에게 커튼콜은 하지 않았다.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오티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스턴은 이어진 2사 1, 2루는 물론 9회말 2사 1, 2루에서도 끝내 점수를 뽑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더그아웃에서 마지막까지 박수를 보내며 간절하게 역전을 바랐던 오티스의 마지막 경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펜웨이 파크는 깊은 침묵에 빠졌다.

그러나 보스턴 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마워, 파피"를 외치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팬들은 대부분 남아서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또 한 번 입을 모아 외쳤다.

드디어 오티스가 더그아웃에서 나타났다. 오티스는 사진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상태로 천천히 마운드 쪽으로 걸어갔다.

오티스는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 9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으로 부진했으나 보스턴 팬들은 그런 오티스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오티스는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다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오티스는 "나는 내 감정을 억제하려고 노력했지만, 마지막 순간 더는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보스턴은 아쉽게 포스트시즌 첫 무대에서 탈락했으나 오티스가 없었다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도 없었을 것이다.

오티스는 올해 모든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오티스는 타율 0.316에 38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021의 믿기지 않는 성적으로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불태웠다.

타점은 127개로 리그 1위였다. 보스턴의 '레전드'인 테드 윌리엄스를 제외하고 마지막 시즌에 오티스보다 높은 장타율(0.620)을 기록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오티스는 보스턴 역사에 빠져서는 안 될 선수다.

199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한 오티즈는 6시즌을 보낸 후 보스턴으로 이적했다.

이후 2003년부터 올해까지 14시즌을 보스턴에서 뛰며 보스턴에서만 통산 1천953경기, 타율 0.286, 541홈런, 1천768타점, 출루율 0.380, 장타율 0.552, OPS 0.931을 올리며 최고의 공격력을 뽐냈다.

통산 9차례 올스타에 선정됐고, 실버슬러거상도 6번 받았다. 여기에 월드시리즈 우승도 세 차례 달성했다. 이를 모두 보스턴에서 이뤄냈다.

오티스는 2004년 보스턴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패 후 4연승을 거두는 리버스 스윕으로 뉴욕 양키스를 물리치는데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오티스는 월드시리즈에서도 4연승을 이끌며 '밤비노의 저주'를 86년 만에 끊어냈고, 2007년과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2013년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는 타율 0.688, 2홈런, 6타점, 8볼넷 OPS 1.948이라는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성적을 찍으며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포스트시즌에"서 끝내기 안타를 3번이나 쳐낸 선수는 오티스가 유일하다.

약물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흠이지만, 오티스가 '명예의 전당'에 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홈팬들에게 작별 인사하는 오티스 (AP=연합뉴스)
홈팬들에게 작별 인사하는 오티스 (AP=연합뉴스)
눈물 보인 오티스 (epa=연합뉴스)
눈물 보인 오티스 (epa=연합뉴스)

chang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11 13: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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